[르포] ATM·가맹점 수수료 면제… "요즘 다 이 카드 쓴다던데"
[편집자주]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하늘길이 열리면서 해외 여행족이 술렁이고 있다. 8년 만에 800원대까지 떨어진 '역대급 엔저'로 일본은 특히 사랑받는 여행지가 됐다. 한국 금융회사는 여행객들을 위해 24시간 환전소 문을 열어 두는 건 물론 환전 우대 혜택 등을 제공한다. 나라 밖에서 카드를 긁는 이들이 늘면서 카드업계는 판도가 뒤바뀌고 있다. QR결제 태동기를 맞은 일본 페이시장에 의미있는 선전도 이어가고 있다. 열도 곳곳을 물들이고 있는 K금융을 경험했다.
⑤"아리가또" K-금융, 쉽고 빠른 환전 직접 해보니
⑥ATM·가맹점수수료 면제… "요즘 다 이 카드 쓴다던데"
⑦"○○페이데 오네가이시마스"… '쓱'대면 결제 완료
#. 직장인 이준호(31)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 이후 처음으로 해외 여행을 계획 중이다. 주변 지인 하나둘 비행기에 오른 데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그동안 수고한 본인에게 선물을 주고 싶어서다. 여권 갱신 후 이씨가 가장 먼저 한 건 여행커뮤니티 가입. 여행에 함께할 멤버들을 모으고 여행지에서 쓸만한 알짜카드 추천을 받기 위해서다. 현금 소지에 따른 소매치기가 걱정되는 데다 요즘 웬만한 유명 해외 여행지에서는 카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 카드 사용으로 캐시백, 포인트 적립도 가능해 현지화폐 보다 카드를 사용하는 게 더 알뜰하게 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씨는 "환전은 적게, 대신 혜택이 좋은 카드를 하나 발급해 가는 게 요즘 여행의 국룰(유행이라는 의미의 신조어)로 통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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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길이 열리자 카드사들도 여행 전용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최근 여행 플랫폼 '글로벌플러스'를 '트래블플레이'로 손질했으며 KB국민카드는 이달 말까지 KB국민 국제브랜드 카드 회원을 대상으로 해외이용수수료를 포인트로 돌려주고 추가 포인트까지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롯데카드 역시 이달까지 해외 항공권이나 여행 상품을 결제 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카드사들이 여름 휴가철 대목잡기에 나선 건 해외 여행으로 돈을 쓰는 이들의 씀씀이가 커지면서 카드업계 순위 재편이 이뤄지고 있어서다.
그중 수혜를 입은 건 단연 하나카드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하나카드의 해외 직불·체크카드 이용금액(연간 누계)은 3669억1800만원으로 집계되며 업계 1위 신한카드(3216억4700만원)를 따돌렸다. KB국민카드(1839억9300만원), 우리카드(2202억3400만원) 보다도 앞서는 것으로 지난 4월에 이어 두 달 연속 1위 자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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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세븐일레븐 시바코엔1쵸메점 앞에서 만난 직장인 김이나(32)씨가 말했다. 그의 손엔 여행 커뮤니티에서 추천 받아 발급했다는 트래블로그가 쥐어 있었다. 김씨는 "일본 유명 여행지에서는 대부분 카드가 되지만 혹시 몰라 편의점 ATM기로 돈을 조금만 뽑았다"며 "공항에서 부랴부랴 환전하지 않아 편한 데다 수수료까지 없어 좋다"고 말했다.
하나카드 트래블로그는 지난 6월말 기준 가입자수가 140만명을 돌파했다. 출시 1년을 채우기도 전에 얻은 성과다. 이 기간 누적 환전액만 3000억원을 훌쩍 넘는다. 흥행에 힘 입어 올해 5월 초에는 트래블로그 신용카드까지 라인업을 확장했다.
기본 혜택은 ▲환율 우대 100% ▲해외 이용 수수료 무료 ▲해외 ATM 인출 수수료 무료다. 신용카드에는 ▲국내외 전 가맹점 하나머니 1% 무제한 적립 ▲국내외 전 가맹점 하나페이 결제 시 하나머니 1.3% 무제한 적립 ▲해외 가맹점 결제 시 3% 적립(월 최대 5만 하나머니) ▲항공/면세점/여행 관련 가맹점 결제 시 3% 적립(월 최대 5만 하나머니) 등의 혜택도 더했다.
특히나 일본 여행족들의 호응이 거세다. 카드 출시 이후 올해 5월까지 일본에서 트래블로그를 이용한 고객은 전체 해외여행 이용고객 중 63.1%를 차지했다. 일본 다음으로는 ▲미국(11.4%) ▲프랑스(7.8%) ▲영국(6.1%) ▲이탈리아(4.9%) 등이 차지했다.
일반 신용·체크카드처럼 오프라인 결제도 가능하다. 일본 도쿄에 위치한 대형상점 '피카소 아카사카'에 방문해 지인 선물용 초콜릿과 과자를 골라 카운터 앞에 섰다.
카드 단말기에 트래블로그를 꽂으니 '띠릭' 하며 결제가 완료됐다는 소리가 들렸다. 점원은 카드를 보며 "카와이(귀엽다)"라고 감탄하기도 했다. 이후 편의점 로손, 대형상점 돈키호테에서도 결제가 순조롭게 진행됐다. 해외 가맹점 결제시 수수료 면제 내역을 앱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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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인기가 그에게 유독 의미 깊은 건 몇 년 전 잊지 못할 경험을 하면서다. 코로나19 직전 김 차장은 파리 여행 중 지갑과 휴대폰을 소매치기 당했다. 현금이 두둑히 든 지갑을 도난 당하면서 정말 '국제 미아'가 될 뻔했다.
그러다 최근 또 한 번 파리로 여행을 떠나게 됐다. 이번엔 트래블로그로 환전하고 유명 맛집과 카페에서 카드로 결제했다. 언제 소매치기를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사라지자 몇 해 전 보이지 않던 풍경이 눈에 들어 왔다는 설명이다.
김 차장은 "일정 중 '몽쉘미쉘' 가이드 투어가 있었는데 미니버스 안에 있던 한국 관광객 8명 모두가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를 들고 있는 진귀한 경험을 했다"며 "해외에서 태극기를 봤을 때의 감동을 느꼈다"고 웃어 보였다.
물론 모든게 수월했던 건 아니다. 팀원들은 시장에서 카드가 소위 '먹힐지' 고민이 컸다. 그럴때마다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이 힘을 보탰다. 이 사장은 '손님의 눈높이로 서비스를 기획하고 준비하면 분명 좋아해 줄 거다. 자신 있다'며 팀원들을 격려했다. 그렇게 '의심'은 '확신'으로, 물음표는 느낌표가 되며 트래블로그는 하나카드의 대표 카드로 성장하게 됐다.
김 차장은 하나금융그룹의 합이 컸다고 강조했다. 하나카드가 서비스를 선보이지만 하나은행 계좌 연동이 필요한 데다 하나금융그룹 생활머니 '하나머니' 충전으로 서비스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최근 하나금융그룹이 모델이 된 아이돌 아이브의 안유진이 첫 광고로 '트래블로그' 편을 선보인건 그래서 의미가 깊다.
하반기에는 해외 여행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가 예상되는 만큼 트래블로그만의 특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SKT와 로밍서비스를 연계하거나 신세계 면세점과의 제휴, 하나손해보험과 함께 여행자보험 관련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 차장은 "'해외여행 1등 카드는 하나카드'라는 인식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도쿄(일본)강한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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