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핵 공격시 北정권 종말… 확장억제 전적으로 신뢰”

美 전략핵잠수함 42년 만에 韓 기항
한·미 핵협의그룹 첫 회의
양국 핵·재래식 전력 결합
북핵 위협에 대응력 강화

한·미가 18일 북핵 위협에 대응해 창설한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를 열고 미 핵전력과 한국 재래식 전력의 결합 방안 등 구체적 운영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미국 확장억제의 확고함을 강조하기 위해 첫 회의에 맞춰 42년 만에 미 전략 핵잠수함(SSBN)을 부산항에 들여온 사실도 공개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미국 측은 북한이 대한민국을 핵 공격할 경우 즉각적이고 압도적, 결정적인 대응 조치를 함께 취할 것이며 이는 북한 정권의 종말로 이어진다는 결연함을 보여줬고, 우리 측은 미국의 이러한 확장억제 공약을 전적으로 신뢰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이어 “NCG가 핵 및 전략기획과 북한의 공격에 대한 대응 관련 지침을 포함한 양자 간 접근법을 논의하고 진전시키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임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왼쪽)과 커트 캠벨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 핵협의그룹(NCG) 출범 회의 관련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는 △핵 공동 기획 및 태세에 대한 검토 △핵 작전 시 미국 핵자산과 한국 비핵자산의 결합 및 작전 계획 구체화 △미 핵전력의 정례적 한국 내 배치 및 이동 △위기 관리 계획의 구체화 △시뮬레이션 등 작전 및 훈련 강화, 한국 핵 전문가 및 장교의 워싱턴 파견 및 교육 등을 심화하기로 합의했다.

김 차장은 “우선 필요한 정보를 수시로 교환하거나 협의할 수 있는 통신망 구축에 대해 협의했다”고 밝혔다. 또 “한·미동맹은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핵기반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업그레이드됐으며, 이제 양국의 확장억제는 NCG를 통해 양국이 함께 협의하고, 결정하고, 행동에 나설 수 있는 ‘일체형 확장억제 체제’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커트 캠벨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NCG는 미국 외교에서 냉전 초기 이후 거의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특별한 협의체)”라며 “이는 북핵 위협의 심각한 도전을 저희가 인정하고 있고 이에 대응하고자 하는 분명한 의지와 확신이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지금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전략 핵잠수함이 부산항에 기항하고 있다”며 “NCG가 개최되는 날 미 전략 핵잠수함이 때맞춰 부산에 기항한 것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 기여는 물론이고 (미국의) 핵억제 의지를 보여 주는 일련의 활동”이라고 말했다.

오하이오급 핵잠 18일 부산 해군 작전사령부 기지에 미 해군의 오하이오급 전략 핵잠수함 켄터키(SSBN-737)가 입항해 있다. 핵탄두 탑재 미사일을 실은 미군 SSBN이 한국에 기항한 것은 1981년 3월 로버트리함(SSBN-601) 이후 42년 만이다. 부산=뉴스1

SSBN은 핵 추진 탄도유도탄 잠수함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해 전략적 임무를 수행한다. 1981년 3월 로버트리함(SSBN-601) 방문이 마지막 한국 기항으로 알려졌다.

NCG 첫 회의는 김 차장과 캠벨 조정관, 카라 애버크롬비 NSC 국방·군축 정책 조정관의 공동 주재하에 수십명의 양국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 기간 한·미 정상이 채택한 ‘워싱턴 선언’에 따른 후속 조치다.

이현미·구현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