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따블 가자” 다시 불붙는 공모주…‘첫날 급등’ 스팩주 변동성 주의

조해영 2023. 7. 1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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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첫날 가격 제한 폭이 확대되고 기업 가치가 '조 단위'에 이르는 대어급들이 상장에 나서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지난해 말부터 위축됐던 기업공개 시장이 각국 중앙은행들의 통화긴축 종료 기대감 속에서 활기를 찾고 있다. 가격 제한 폭 완화로 일반투자자의 관심이 증가한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보인다"며 "다만 스팩주가 상장 첫날 급등하는 등 제도 개선의 부작용으로 볼 만한 현상이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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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스플래시 

상장 첫날 가격 제한 폭이 확대되고 기업 가치가 ‘조 단위’에 이르는 대어급들이 상장에 나서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변동성이 커진 만큼 투자에 유의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상장한 기업은 모두 61곳으로 지난해 상반기(48곳)보다 27.08% 늘었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공모주 열풍이 불었던 2021년 상반기(59곳)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마켓컬리, 올리브영 등 굵직한 기업이 상장 계획을 거둬 들였던 지난해 연말 및 올해 연초와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상장 기업 수가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제도 변화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신규 상장 종목의 공모가가 그대로 시초가가 되고, 상장 첫날의 가격 제한 폭이 60∼400%로 확대되는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업무규정 시행세칙이 시행되고 있어서다. 기존에는 공모가의 90∼200% 내에서 시초가가 결정되고, 장이 열린 뒤 다른 종목과 마찬가지로 상하 30% 범위 내에서만 가격이 움직일 수 있었다.

기존 제도에서는 공모주 투자자가 얻을 수 있는 최대 수익률이 160%였는데, 이제는 일명 ‘따따블’(공모가의 4배 상승)로 갈 경우 최대 300%까지 수익률을 낼 수 있다. 제도가 바뀐 후 상장된 종목 중에서는 시큐센과 필에너지 주가가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각각 205%, 237.06% 상승 마감했다. 이노시뮬레이션과 알멕도 각각 133.33%, 99% 올라 마감했다.

두산로보틱스, 서울보증보험 등 기업가치가 ‘조 단위’로 평가되는 대어급들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도 기업공개 시장의 기대를 키우고 있다. 두산그룹 계열사인 두산로보틱스와 서울보증보험은 지난달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기업공개 시장 훈풍을 두고 당일 변동성을 주의해서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가가 그만큼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케이비(KB)증권은 지난 14일 낸 보고서에서 “신규 상장 종목에 대한 가격 제한 폭 확대는 거래량 증가와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거래소는 바뀐 제도로 의도했던 가격 발견 기능은 잘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 기존에는 상장 당일뿐 아니라 그 다음 날까지 연속 상한가를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첫날 가격 폭이 확대되면서 상장 다음 날의 등락률이 비교적 작아졌다는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을 분석한 결과, 제도 개선 이후 상장 당일의 회전율이 시장 평균이나 제도 변경 전보다 높게 나타났다”며 “과거엔 상한가 도달로 사실상 거래가 중단되면서 회전율이 낮았으나 제도 개선으로 투자자의 지속적인 거래 기회가 보장되면서 회전율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실질적인 기업 가치가 없는 상태인 스팩주의 가격 널뛰기는 신중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은 향후 기업의 인수를 염두에 두고 상장하는 페이퍼컴퍼니로, 이달 6일 상장한 교보14호스팩은 상장일 장중 399%(공모가 대비)까지 폭등한 뒤 240.50% 상승으로 마감한 바 있다. 이후 12일 상장한 디비(DB)금융스팩11호도 상장일 343%까지 오른 뒤 121.75% 상승 마감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지난해 말부터 위축됐던 기업공개 시장이 각국 중앙은행들의 통화긴축 종료 기대감 속에서 활기를 찾고 있다. 가격 제한 폭 완화로 일반투자자의 관심이 증가한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보인다”며 “다만 스팩주가 상장 첫날 급등하는 등 제도 개선의 부작용으로 볼 만한 현상이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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