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맞이하는 국일제지… 삼라마이더스, 인수 나선 배경은?

이인아 기자 2023. 7. 1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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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일제지, 부동산·현금 자산 가치 수백억원 수준
삼라마이더스, SM그룹서 자금 수혈 가능성

SM그룹사 삼라마이다스가 국일제지의 새 주인이 된다. 국일제지가 보유한 수백억원 규모의 부동산·현금성 자산을 가치 있게 평가해 인수에 나선 것으로 보이는데, 자금이 부족한 삼라마이다스는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그룹으로부터 수혈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일제지는 보유한 자산이 많아 M&A시장에서는 인기 매물이었지만, 인수 이후 사업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뒤따른다.

산업용지 등을 생산하는 국일제지는 지난 3월, 최우식 전 대표의 지분이 반대매매로 주식시장에 쏟아진 뒤 최대주주 변경 계약이 이어지면서 이른바 ‘먹튀’ 논란에 휩싸인 회사다. 이후 회사가 회생절차를 밟으며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국일제지는 삼라마이다스와 인수합병(M&A)을 위한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공시했다. 삼라마이다스를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공개 입찰을 통해 인수계약을 맺는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된다. 인수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매각 주관사는 삼정KPMG가 맡았다.

그래픽= 편집부

국일제지는 지난 수년간 적자를 냈고, 핵심 사업의 성장성도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통상 법원은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으면 회생절차를 진행하고, 청산가치가 더 높으면 파산을 선고한다. 국일제지는 보유 자산이 많아 청산가치가 높았지만, 채권단 동의를 거쳐 M&A 전제로 한 회생절차를 진행하게 됐다.

특히 국일제지를 인수하려는 회사들이 자산 가치에 초점을 맞추면서 M&A 시장에서 인기 있는 매물로 주목받았다. 국일제지는 유동화할 수 있는 부동산 자산 규모가 418억원이고, 현금성 자산도 12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한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18일 “국일제지는 자산 상태로만 봐도 탄탄한 기업이어서 여러 기업이 눈독을 들였다”며 “예비 실사에서 절반이 걸러지고, 이후 주관사를 통해 SM그룹이 가장 적합한 인수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새 주인을 찾는 첫발을 뗐지만, 주식거래 재개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예정이다. 국일제지는 자본이 부채를 초과하는 ‘순자산’ 상태라 새 주인은 선순위 채권부터 변제해야 한다. 이후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 자금을 확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후 감사인의 감사 의견 ‘적정’이 담긴 사업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앞서 3월 외부감사인이 감사 의견을 거절하면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주식 거래가 재개된 이후 사업 부문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제지 업황이 나빠지면서 국일제지는 2021년부터 영업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11억원, 당기순손실은 146억원으로 매년 적자 폭이 커졌다.

게다가 새 주인이 될 삼라마이더스의 자금 사정이 빠듯해 회사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투자가 이뤄지길 기대하기도 어렵다. 당장 업계에서는 삼라마이더스가 인수 자금마저 그룹에 손을 벌려 융통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삼라마이더스가 보유한 현금자산은 2900만원(2022년 말 기준)에 그친다. 자체 자금으로는 국일제지를 인수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SM그룹에는 SM상선, 대한상선, 대한해운, 티케이케미칼, SM스틸, 삼라마이다스, STX 등이 있다. SM그룹은 쌍용자동차, 대우조선해양 등 굵직한 인수전에 항상 등장한 곳이기도 하다.

한편 1978년 설립된 지류 제조사 국일제지는 오너 2세인 최우식 대표의 과도한 주식담보대출로 사세가 크게 기울었다. 최 전 대표는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부업체에 대출받았는데, 이를 갚지 못해 1차로 반대매매 진행됐다. 주가가 급락하자 최 대표가 보유 주식을 장내에서 더 팔았고, 주가는 더 내려가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최 대표는 남은 지분으로 경영권 매매 계약을 체결했는데, 양수자가 최 대표 지분을 받자마자 팔아치우면서 또 문제가 됐다. 이 과정에서 4만5000여 명의 소액주주들은 영문도 모른 채 주가 급락, 거래정지까지 겪고 있다. 현재 최우식 대표는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고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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