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인이 누구?"…명칭 등 제도 전반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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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가 정부에서 지정하는 그룹 총수, 이른바 '동일인' 관련 명칭 변경을 촉구했다.
이 용어가 사용된 1986년 당시에는 한 기업의 총수가 여러 기업의 CEO(최고경영자)를 맡는 경우가 많아, 특정 집단이나 개인에 경제력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동일인 지정 제도가 생겼다.
기업집단 지정자료 미제출 관련 강제 권한이 없는 동일인을 처벌하는 것은 형벌의 책임주의 원칙에 반한다며 제출 의무자를 '법인'으로 변경하고 제재 수준도 행정벌로 완화하도록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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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경제계가 정부에서 지정하는 그룹 총수, 이른바 '동일인' 관련 명칭 변경을 촉구했다. 대부분 기업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갖추고 있고, 친족 관념도 크게 바뀌었는데, 여전히 창업 1세대 당시 만들어진 낡은 관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정부가 오는 20일까지 행정예고한 '동일인 판단기준 및 확인절차 지침 제정안'에 대해 이 같은 제도 개선 과제를 건의한다고 19일 밝혔다.
지침안은 동일인 판단기준, 동일인 변경, 동일인 확인절차 등을 새로 정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여기서 더 나아가 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제계는 우선 '동일인' 명칭 변경부터 촉구했다.
'동일인'은 기업 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법인이나 자연인, 특히 '그룹 총수'를 일컫는 용어다.
이 용어가 사용된 1986년 당시에는 한 기업의 총수가 여러 기업의 CEO(최고경영자)를 맡는 경우가 많아, 특정 집단이나 개인에 경제력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동일인 지정 제도가 생겼다. '재벌'의 견제를 위해 전 세계에서 한국에만 유일하게 존재하는 제도다.
경제계는 다만 지금은 그룹 총수가 2개 이상 기업의 CEO를 맡는 경우가 흔치 않고, 기업들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갖추고 있어 '동일인'이라는 표현이 현실과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상속으로 오너의 지분율이 희석되고, 가족에 대한 관념도 변화했다. 또 상속·경영권 분쟁이 있는 기업도 있고 IT·온라인유통·게임 등 새로운 대기업 집단이 출현하면서 친족관계와 무관한 지배구조도 등장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도입한 지 한 세대 이상이 지나면서 동일인의 지배력에 대한 의미가 크게 달라진 것“이며 "동일인을 법인(최상단회사)으로 할 것인지 또는 자연인(총수)으로 할지도 기업이 스스로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의서는 동일인 명칭과 함께 ▲동일인관련자 범위 ▲과도한 형벌조항 ▲공정위 지침(안) 등 4대 분야에서 8건의 개선과제를 담았다.
상의는 사외이사와 비영리법인 임원은 공정거래법과 다른 법률간의 정합성에 문제가 있는 만큼 동일인 관련자 범위에서 제외해줄 것을 건의했다.
기업집단 지정자료 미제출 관련 강제 권한이 없는 동일인을 처벌하는 것은 형벌의 책임주의 원칙에 반한다며 제출 의무자를 '법인'으로 변경하고 제재 수준도 행정벌로 완화하도록 촉구했다.
이밖에 불명확한 '주요 경영사항' 문구 구체화, 동일인 변경 시 기업집단 범위 변경 절차 추가 등을 요청했다.
이수원 대한상의 기업정책팀장은 "동일인 지정제도가 우리 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가 되지 않도록 예측 가능성과 기업 수용성을 고려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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