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우희 "'이로운 사기', 내 연기 스펙트럼 가장 넓게 보여줘"

황재하 2023. 7.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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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Q 180 천재 사기꾼 '이로움' 역할…극중 다양한 모습 변신
배우 천우희 [H&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이로운 사기'는 제 연기 스펙트럼을 가장 넓게 보여줄 수 있었던 작품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천우희는 2004년 단역으로 데뷔해 20년에 가까운 연기 경력이 있는 배우다. 특정 역할에 치우치지 않고 일진 고등학생, 성범죄 피해자, 식물인간, 귀신인지 사람인지 모를 의문의 인물 등 다양한 배역을 맡았다.

그런데도 천우희는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지난 18일 종영한 tvN 드라마 '이로운 사기'를 이렇게 평가했다.

천우희는 이 드라마에서 지능지수(IQ) 180 이상으로 추정되는 천재 사기꾼 '이로움' 역할을 맡아 거의 매회 누군가를 속이기 위해 새로운 인물로 변신한다.

첫 회부터 도박사로 변신해 거액의 돈을 벌어들이고, 이후 사업가, 의료 컨설턴트, 검사 등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얼굴과 목소리를 선보였다.

천우희는 "극 중에서 연기한 여러 인물 사이에 겹치는 모습이 하나도 없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드라마 후반부를 촬영할 때는 앞 회차에서 연기한 인물의 특징을 피해 새로운 인물을 설정하고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천우희는 보이스피싱 사기범을 속이기 위해 서로 다른 전화기를 써서 목소리를 바꿔 가며 전화해 혼란을 주는 장면을 언급하면서 "대본을 보고 '이게 될까' 싶었는데, 막상 연기해보니 굉장히 재미있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배우 천우희 [H&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로운 사기'는 인재를 양성한다는 명목 아래 영재들을 모아 범죄자로 훈련하는 '적목 재단' 출신인 이로움이 자신을 범죄자로 만든 이들에게 복수하는 내용을 다룬다.

극 중에서 이로움은 적목 재단에서 탈출하려다가 도리어 적목 재단의 손에 부모님을 잃고 부모님을 살해했다는 누명까지 쓴 채 10년을 복역한다.

천우희는 "'이로운 사기'라는 제목부터가 끌렸다"며 "이런 모순적인 제목으로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지가 궁금했다"고 말했다.

인물들이 서로 속고 속이는 이야기 특성상 '이로운 사기'는 이야기를 단순히 시간 순서로 나열하듯이 풀어가기보다 한 장면을 보여준 뒤 그 장면에 숨겨진 의미를 뒤늦게 시청자에게 설명하는 방식으로 흥미를 유발했다.

다소 이해하기 복잡한 장면의 경우 이로움이 방백을 통해 직접 카메라를 응시하며 시청자에게 상황을 설명한다.

천우희는 이 같은 방백 장면이 어색해 많게는 한 장면에 20번에 가까운 NG를 냈다고 한다.

그는 "카메라를 보면서 연기해본 일이 없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멈칫하게 됐다"며 "이로움이 다른 인물로 변신해서 사기를 치다가 다시 이로움으로 돌아와서 방백을 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런 장면에서 최대한 어긋나지 않게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배우 천우희 [H&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천우희는 2011년 영화 '써니'에서 일진 고등학생을 현실감 있게 연기하면서 관객들에게 그의 얼굴을 각인시켰고, 2014년에는 독립영화 '한공주'에서 성범죄 피해자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해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출중한 연기력 덕분에 '천의 얼굴'이라는 별명도 얻었지만, 천우희는 "성을 잘 타고 난 덕분에 좋은 별명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드라마 출연 후 시청자들이 '연기 맛집 천우희'라고 댓글을 달아준 데서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그에게 연기자로서 지나온 삶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묻자 천우희는 "물론 탄탄대로를 걸어오진 않았겠지만, 그 길이 가시밭길이었건 진흙탕 길이었건 오솔길이었건 아주 잘 걸어왔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그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선 "저는 미지의 영역을 다 밟아보고 싶은 사람"이라며 "비단길이건 꽃길이건 어려운 길이든 쉬운 길이든 다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저는 길이 아닌 곳을 걸어가면서 개척하는 것에 값진 자부심도 있고 즐거움도 있어요. 나중에 그 길이 어떻게 평가될지는 모르지만, 일단은 지켜봐 주시죠."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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