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 없는’ 베테랑들..최하위 추락한 양키스, 어떤 여름 행보 보일까[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야심차게 준비한 시즌이었다. 하지만 힘겨운 시기가 이어지고 있다.
뉴욕 양키스는 7월 18일(한국시간) LA 에인절스와 원정 경기에서 연장 역전패를 당했다. 3-1로 앞서던 경기를 후반 불펜이 오타니 쇼헤이를 막아내지 못해 동점을 허용했고 결국 연장에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그리고 이 패배로 양키스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로 떨어졌다.
양키스는 나쁘지 않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18일 경기에서 패했지만 시즌 성적은 50승 45패. 여전히 승률이 0.526이고 승패 마진도 +5다. 하지만 문제는 '더 잘하는 팀'들이 많다는 것. 올시즌 그야말로 완벽한 '죽음의 조'가 돼버린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양키스는 가장 밑에 위치하고 있다. 양키스는 전반기를 49승 42패(4위)로 마쳤지만 후반기 4경기에서 1승 3패를 당하며 3승 1패를 기록한 보스턴 레드삭스에게 역전을 당했다.
답답한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비록 부상자가 있지만 마운드는 무난하다. 양키스는 팀 평균자책점 3.84로 전체 7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같은 지구의 볼티모어 오리올스(4.16), 보스턴 레드삭스(4.34)보다 훨씬 좋은 기록이다. 문제는 타선이다.
양키스 타선은 현재 리그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팀 OPS는 0.708로 메이저리그 전체 22위, 팀 타율은 0.231로 그보다 더 낮은 전체 27위다. 마운드가 아무리 버텨도 결국 야구는 득점 없이는 이길 수 없다.
타선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애런 저지가 부상으로 이탈한 현재 양키스 타선에서 규정타석을 소화한 선수는 4명. 넷 중 시즌 타격 성적이 가장 뛰어난 선수는 .263/.332/.422 13홈런 38타점의 글레이버 토레스다. OPS가 0.751로 간신히 0.750을 넘고 있는 토레스보다 잘 치는 타자가 없다.
베테랑 타자들의 부진이 심각하다. 가장 큰 문제는 부동의 주전 1루수인 앤서니 리조다. 5월까지 맹타를 휘두르던 리조는 6월부터 타격 성적이 뚝 떨어졌다. 6월 한 달 동안 22경기에서 .173/.311/.227 5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던 리조는 7월에는 성적이 더 떨어졌다. 7월 13경기 성적은 .143/.236/.163 2타점. OPS가 0.400이 채 되지 않는다.
이정도면 사실상 '아무나 대신 들어가도 이보다는 나을' 수준이다. 5월까지 53경기에서 .304/.376/.505 11홈런 32타점을 기록한 리조는 최근 두 달 최악의 부진으로 시즌 타격 성적이 .250/.340/.390 11홈런 39타점으로 떨어졌다. 5월 21일 이후 홈런이 하나도 없다.
올시즌 내내 부진한 DJ 르메이휴 역시 계속 부진한 모습. 르메이휴는 4월 이후 월간 OPS가 0.700을 넘은 적이 한 번도 없다. 르메이휴의 올시즌 성적은 .234/.297/.371 7홈런 27타점. 그나마 후반기 4경기에서는 타율 5할로 타격감을 조금씩 찾는 모양새다.
부상으로 장기 결장했던 지안카를로 스탠튼 역시 부진하다. 스탠튼의 시즌 성적은 .201/.280/.445 11홈런 29타점. 최고의 거포 명성과는 전혀 맞지 않는 숫자다. 다만 7월 들어 장타력을 회복한 스탠튼은 7월 성적은 12경기 .209/.333/.535 4홈런 10타점으로 나아졌다.
원래 양키스의 강점은 특정 선수 한 명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었다. 지난해 MVP인 저지가 최고의 타자인 것은 맞지만 스탠튼, 리조, 르메이휴, 토레스 등 저지 만큼은 아니라도 얼마든지 파괴력을 선보일 수 있는 굉장한 타자들이 라인업에 즐비했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그 많은 '스타'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한꺼번에 부진 중이다. 제이크 바우어스, 오스왈도 카브레라, 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 등 벤치를 지키는 후보급 선수들이 대단한 스타들보다 최근 훨씬 팀 공격에 도움을 주고 있다.
양키스는 현재 굉장히 애매한 위치에 있다. 비록 지구 최하위지만 여전히 승률 5할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는 겨우 2.5경기 뒤쳐진 상황. 가을야구가 아주 멀게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동시에 경쟁도 만만치 않다. 지구 우승 경쟁에서는 18일까지 1위 탬파베이 레이스와 승차가 9경기나 벌어졌고 같은 지구 내의 볼티모어, 토론토 블루제이스, 보스턴은 물론 전통의 강자인 휴스턴 애스트로스까지 와일드카드 경쟁 상대다.
트레이드 데드라인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벌써 물러서기는 아쉽지만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나아가는 것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입장을 정하기가 굉장히 애매한 위치다.
현 시점에서 양키스는 일단 여름 시장에 '구매자'로 임할 가능성이 크다. 올시즌을 앞두고 저지와 카를로스 로돈에게 합계 5억 달러가 넘는 거액을 투자했다. 2009년 이후 한 번도 밟지 못한 월드시리즈 무대에 다시 오르겠다는 각오였다. 비록 지금 최하위로 내려앉았지만 거액을 투자한 첫 시즌부터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핀 스트라이프'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다만 문제가 되는 포지션이 많은 것에 비해 자원은 한정적이다. 이미 '스타군단'을 보유한 양키스는 많은 돈을 지출하기 어려운 상황.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수 있는 유망주가 아주 많은 것도 아니다.
MLB.com에 따르면 양키스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은 팀을 개선하기 위해 뭐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과연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양키스가 여름 시장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된다.(자료사진=DJ 르메이휴와 앤서니 리조)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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