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역대 최대' 가계부채도 연착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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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은행 가계대출은 1062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1~5월 가계대출은 1조6000억원 감소했는데, 지난달에만 5조9000억원 늘면서 올해 감소분을 모두 상쇄했다.
지난 13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가계대출 구성이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바뀌고, 생활안정자금이 나간 부분이 있다"며 "과도하게 물가를 자극하거나 소비를 촉진할만한 구성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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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은행 가계대출은 1062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1~5월 가계대출은 1조6000억원 감소했는데, 지난달에만 5조9000억원 늘면서 올해 감소분을 모두 상쇄했다.
주택담보대출에서만 7조원이 증가한 것이 큰 영향을 줬다. 일부에서는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받은 사람들)', '빚투족(빚내서 투자하는 사람들)'이 돌아왔다며 큰 우려를 나타냈다. 가계부채 경계심이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최근 가계대출 증가는 과거와는 사뭇 양상이 다르다. 가계부채 증가 내역을 뜯어보면 지난달 증가한 주담대 중 정책모기지가 2조6000억원을 차지한다. 특례보금자리론이 신규주택 구입에 쓰인 비중은 56.4%(6월말 기준)다. 나머지는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로 갈아타거나 전세보증금을 내주는데 43.6%가 쓰였다는 의미다.
개인주담대도 임차보증금 반환·생계자금 등의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 많다. 금융당국은 지난 3월 임차보증금 반환과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규제 등을 폐지했다. 5대 은행의 지난 6월 주택구입목적 이외의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8조원이다. 지난 3월부터 주택구입목적이 아닌 주담대가 월평균 7조8000억원 규모로 신규 취급되고 있다.
아직은 실수요 중심의 가계대출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지난 13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가계대출 구성이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바뀌고, 생활안정자금이 나간 부분이 있다"며 "과도하게 물가를 자극하거나 소비를 촉진할만한 구성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가계대출은 매월 '역대 최대'를 갈아치웠다. 경제 규모가 성장하면 대출도 함께 증가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속도다. 2021년 기준금리 상승 전까지 이뤄졌던 가계대출 증가는 폭증에 가까운 게 문제였다.
한국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대출은 지난 1분기 기준 102.2%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최고점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가계대출을 너무 짓누르면 고금리 등으로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미 조달금리에 부담을 느낀 2금융권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불법사금융으로 빠지는 사람이 적지 않다. 가계대출도 연착륙이 필요하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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