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격 선수’ 못 거른 KFA 예견된 행정 사고→AG엔트리 1장 ‘셀프 삭제’ 위기 [SS포커스]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과연 한국 축구의 전 분야를 관장하는 최상위 기관이 맞나 싶을 정도다. 그것도 가장 애지중지하는 각급 국가대표팀 운영에 관한 사고여서 충격파가 크다.
대한축구협회(KFA)가 또다시 어처구니없는 행정 사고를 저질렀다. 이번엔 국제적 망신거리다. 메이저대회 중 하나인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전례 없는 ‘무자격 선수’ 발탁 논란에 휘말리며 정몽규 3기 체제의 ‘아마추어 행정’에 대한 비판이 지속하고 있다.
KFA는 과거 음주 운전으로 적발됐으나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U-23) 최종 엔트리에 승선한 수비수 이상민(성남)을 제외하기로 했다고 18일 발표했다. KFA는 성명을 통해 ‘지난 14일 발표한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 과정에서 축구국가대표팀 운영 규정에 맞지 않는 선수를 선발한 점을 겸허히 인정하고 향후 행정체계 정비를 통해 유사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대표 선발 규정을 몰랐다니…이럴 수가 있나
KFA 국가대표팀 운영규정 제17조(징계 및 결격사유)에 따르면 ‘(음주운전으로) 500만 원 이상 벌금형 선고 후 그 형이 확정된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 이 규정은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규정 제10조(결격사유) 내용을 따른 것이다. 이상민은 K리그2 충남 아산에서 뛰던 2020년 5월 음주운전한 뒤 7월10일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5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판결 확정일은 그해 8월5일이다.
KFA는 ‘지난 2021년 9월 U-22 대표팀에 해당 선수(이상민)을 처음 선발한 이후 세 차례 U-23 및 U-24 대표팀에 선발했다’면서 ‘규정상 2023년 8월4일까지 국가대표로 선발될 수 없다. 관련 규정을 제대로 검토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나흘 전 KFA는 이상민 발탁 논란이 일자 “(황 감독이) 이상민의 과오, 징계를 이행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충분히 생각하고 판단해 선발했다”고 해명한 적이 있다. 그러나 황 감독은 KFA로부터 ‘결격 사유’와 관련해서는 접한 적이 없다. KFA는 성명을 내기 전날까지 이상민의 판결 확정일 등을 찾느라 분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자격 선수 선발 사태 본질…‘전문인력 삭제’ 애자일 후폭풍
이번 사태는 ‘시스템 부재’가 아닌 기존 시스템을 망가뜨린 ‘애자일(Agile) 조직’ 여파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정 회장은 지난 2021년 1월 3선에 성공한 뒤 자신이 운영하는 현대산업개발의 애자일 조직체계를 도입, 수평적으로 빠르게 업무를 추진하는 문화 조성을 내세웠다. 이전까지 대다수 인원이 특정 부서에서 전문적으로 업무를 수행했는데, 타 부서 일을 겸하는 멀티 플레이어를 지향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 2년 넘게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인력이 많은 대기업과 다르게 소규모 인력을 지닌 KFA에 애자일 조직은 안 맞는 옷이었다. 특정 업무를 1~2명이 전문적으로 처리해 온 것과 다르게 책임소재가 불분명하게 업무를 추진하면서 A대표팀 선수 선발 논란, 일장기 유니폼 사태, 동아시안컵 비자 사고 등 숱한 문제를 일으켰다. 지난 5월 이사진 전원 사퇴로 이어진 징계 축구인 사면 논란은 홍보 및 대외 기능이 마비된 조직의 현주소가 드러난 참사였다.
이번 무자격 선수 선발도 마찬가지다. 애초 각급 대표팀과 KFA 사무국 내 가교 구실을 하면서 각종 실무와 선수 신변 등을 빠삭하게 인지하는 주요 실무자가 근래 들어 애자일과 맞물려 타 부서로 옮기거나 무리하게 업무를 병행하는 일이 잦다. 자연스럽게 주요 리스크에 미리 대응할 상황이 조성되지 못했다.
이상민의 음주 이력을 인지했던 황 감독이 명단 수립 전 세세하게 살피지 못한 건 부정할 순 없다. 그러나 수많은 자원 속에서 최적의 선수를 선발하는 사령탑이 특정 개인의 결격 사유 등을 모두 파악하는 건 불가능하다. 전 세계 어느 곳이든 협회 내 대표 선발 시스템에서 일차적으로 걸러야 한다. KFA는 이 부분에 일가견이 있는 직원을 두면서도 활용하지 못했고, 전례 없는 무자격 선수 선발 사태로 이어진 것이다.
◇체육회 “명단 규정대로, 형평성 논란 우려”…AG 한자리 날릴 위기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지난 15일 각국 아시안게임 최종명단 접수를 마쳤다. 대회 규정상 최종 명단 변경을 위해서는 부상 및 의학적 소견이 따라야 한다. ‘음주 운전 논란’이 널리 알려진 이상민을 제외하고 다른 선수를 대체 발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KFA는 대한체육회에 명단 변경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그러나 체육회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최종 명단은 대회 규정을 따를 수밖에 없다. 다른 나라 및 타 종목과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황선홍호는 22명으로 구성됐다. 가뜩이나 파리 생제르맹(PSG)에 입단한 이강인의 아시안게임 차출이 불투명한 가운데, 최악의 ‘행정 헛발질’로 소중한 한 자리를 날릴 위기에 처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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