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은도 갈리는 '한화오션 충당금'…은행들도 '고민'

김남이 기자, 이용안 기자, 김도엽 기자 2023. 7. 19.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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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여신 관련 대손충당금 환입을 두고 은행권이 고민에 빠졌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한화오션 여신을 '정상' 등급으로 재분류했지만 개별평가를 유지하고 있어 환입 금액이 다를 수 있다"며 "원래 '정상' 등급 여신은 집합평가로 묶어서 충당금을 설정하지만 한화오션은 개별평가 대상이어서 향후 실적을 지켜보며 충당금 환입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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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품에 안긴 대우조선해양이 23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명을 '한화오션'으로 바꾸고 새롭게 출발했다. 사진은 이날 경남 거제시 옥포조선소 전경. 'DSME 대우조선해양' 글귀가 지워진 골리앗 크레인이 보인다. /사진=뉴스1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여신 관련 대손충당금 환입을 두고 은행권이 고민에 빠졌다. 일회성이지만 환입되는 충당금은 순이익에 보탬이 되기 때문에 2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실적은 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자본지원 능력이 풍부한 한화그룹에 인수된 만큼 대출금이 떼일 가능성이 줄었지만 금융당국의 보수적 접근 요청에 쉽게 충당금 환입을 결정할 수 없게 됐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과 익스포져(위험노출액) 규모가 큰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충당금 환입 방향도 엇갈린 상황이다.

18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KB국민·하나·우리·신한은행 등 4대은행이 한화오션 여신과 관련해 쌓은 충당금 규모는 3970억원으로 추정된다. 상장사는 아니지만 산은과 수은, NH농협은행도 상당 금액을 한화오션 관련 충당금으로 쌓아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5월 23일 한화오션이 최종적으로 한화그룹에 인수되면서 은행권은 한화오션의 여신 건전성 재분류 작업에 들어갔다. 이전까지 한화오션의 여신 건전성은 '요주의' 단계로 '정상'으로 분류되면 상당 금액의 충당금 환입이 이뤄질 수 있다. 은행업감독규정상 요주의 여신은 충당금을 여신액의 7~19%를 쌓아야 하지만 정상 여신은 최저적립률이 0.85%로 낮아진다. 일부 은행은 한화오션의 충당금을 10% 중후반대까지 쌓았다.

증권가에서는 충당금 환입으로 2분기 은행권의 실적 개선을 기대했지만 금융감독원이 보수적 충당금 운영 의견을 전달하면서 환입에 변수가 생겼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직접적으로 한화오션 관련 충당금 환입을 줄이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당국의 방향(충당금 적립 상향)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한 은행은 한화오션의 여신을 '요주의'에서 '정상'으로 재분류했지만 환입을 적게 했고 다른 은행은 환입되는 충당금을 다른 곳에 재배치해 전체적인 충당금 규모를 유지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한화오션 여신을 '정상' 등급으로 재분류했지만 개별평가를 유지하고 있어 환입 금액이 다를 수 있다"며 "원래 '정상' 등급 여신은 집합평가로 묶어서 충당금을 설정하지만 한화오션은 개별평가 대상이어서 향후 실적을 지켜보며 충당금 환입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의 여신 관련 충당금을 환입하는 방식은 정책금융기관에서도 갈린다. 한화오션의 주채권은행은 KDB산업은행이지만 익스포져 규모는 수출입은행이 더 크다.

산은의 경우 2분기 한화오션 여신 관련 충당금을 대폭 환입할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오션 관련 여신을 요주의에서 정상으로 분류하고, 이에 따른 충당금 환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지난해 9월 "현재 요주의 여신에서 정상 여신으로 분류되면 1조6000억원 대부분이 이익으로 환원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산은의 충당금 환입은 산은의 재무건전성과도 관련이 깊다. 지난 1분기말 산은의 BIS(국제은행기준) 자본비율은 13.11%로 금융 당국의 권고 기준(13% 이상)을 간신히 지켰다. 이에 지난 4월 8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등 자본확충에 힘쓰는 상황이다.

반면 수은은 한화오션 충당금 환입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한화오션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받고 내부 신용평가를 진행 중이다. 신용평가가 완료되면 실질적인 재무건전성 회복 등을 확인한 후에 충당금 환입 규모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충당금 환입 규모는 은행의 내부 기준에 따라 다르게 할 수 있다"며 "한화오션이 대주주가 바뀐 것이지 업황 등이 크게 변화한 것은 아니여서 보수적으로 접근할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이용안 기자 king@mt.co.kr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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