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스 뛰어넘은' 오타니, 60홈런 수학적 확률↑ 그런데 오타니보다 더 친 21세기 거포 4명이 있다?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18일(한국시각)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에서 7회말 중월 투런홈런을 때리고 있다. AP연합뉴스

홈런을 확인한 오타니가 배트 플립 후 포효하며 베이스를 돌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시즌 60홈런 고지를 향해 본격적인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3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며 산술적인 홈런 예상 수치를 60개로 끌어올렸다.

오타니는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각)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홈경기에서 홈런 1개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 1볼넷의 맹타를 휘두르며 4대3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오타니의 홈런은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동점 아치였다.

1-3으로 뒤진 7회말 2사 1루서 양키스 우완 마이클 킹의 4구째 96.9마일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빠른 직구를 걷어올려 가운데 펜스를 살짝 넘겼다. 발사각 31도, 타구속도 106.5마일, 비거리 403마일이었다. 지난 16~17일 휴스턴전에 이어 3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린 오타니는 시즌 35개로 이 부문 전체 2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맷 올슨을 5개차로 따돌렸다.

팀의 95경기에서 35개를 날렸으니, 162경기에서 59.7홈런을 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확률적으로 60홈런을 칠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의미다. 오타니는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는 걸 확인한 직후 배트 플립을 당당하게 펼치며 베이스를 돌기 시작했다. 배트는 허공에서 5바퀴를 돈 뒤 1루 라인 근처에 떨어졌다.

오타니가 7회말 투런홈런을 친 뒤 배트를 내던지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경기 후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은 "오타니가 배트 플립을 그렇게 격정적으로 하는 걸 처음 봤다"면서 "그 행동에 모든 게 담겨있다는 걸 우리는 안다. 엄청난 것으로 우리 더그아웃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도 이해해야 한다. 결국 이겼고, 전혀 결과에 헛되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오타니는 이날 첫 타석부터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1회말 1사후 양키스 선발 루이스 세베리노의 초구 95.4마일 한가운데 직구를 잡아당겨 우익수 쪽으로 깨끗한 안타를 만들어낸 오타니는 3회 1사 1루서는 좌중간 2루타를 날렸다. 세베리노의 2구째 87.1마일 바깥쪽 높은 체인지업을 받아친 것이 좌중간 펜스 앞에 떨어지는 2루타가 됐다. 하지만 1루주자 잭 네토가 홈까지 파고들다 태그아웃돼 타점은 올리지 못했다. 오타니의 이 타구는 시속 111.7마일의 속도로 날아갔다.

오타니가 9회말 헛스윙 삼진을 당한 뒤 인상을 찌푸리며 돌아서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오타니가 3안타 이상의 경기를 펼친 것은 올시즌 12번째다. 이날도 3루타를 추가했다면 사이클링 히트였다.

이제 관심은 오타니가 역사적인 '60홈런 클럽'에 가입하느냐다. 지난해 양키스 애런 저지가 수립한 한 시즌 아메리칸리그(AL) 최다 기록인 62홈런도 사정권이다.

그렇다면 오타니의 홈런 페이스는 전설적인 AL 홈런왕과 비교해 어느 수준일까. 저지는 작년 팀의 95경기에서 36홈런을 기록했다. 1927년 60홈런을 친 베이브 루스는 팀의 95경기에서 33개를 기록했고, 1961년 61홈런의 로저 매리스는 38개를 마크했다. 그러니까 올해 오타니가 작년 저지보다는 1개를 덜 쳤고, 1927년 루스보다는 2개를 더 때렸다는 얘기다.

21세기 들어 팀의 95경기 기준으로 오타니보다 많은 홈런을 친 선수는 지난해 저지 말고도 2001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배리 본즈(42개)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루이스 곤잘레스(37개), 2013년 볼티모어 오리올스 크리스 데이비스(36개) 등 3명이 더 있다. 본즈의 경우 그해 73홈런을 날려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기록을 세웠고, 곤잘레스는 57홈런, 데이비스는 53홈런으로 당해 시즌을 마쳤다.

한편, 오타니는 오른손 중지 물집 상태가 호전돼 오는 22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할 수 있을 전망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