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核협의그룹 출범날 미국 전략核잠수함 입항

최경운 기자 2023. 7. 19.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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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미사일 탑재, 42년 만에 부산에
北에 강력한 핵억제 의지 보여줘
미국 해군의 전략핵 잠수함인 켄터키함(SSBN 737, 사진 가운데)이 18일 부산작전기지로 입항하고 있다. SSBN 방한은 1981년 3월 로버트 리(SSBN 601) 한국 방문 이후 42년 만이며,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쏘아 올린 지 엿새 만의 전략자산 전개다. 2023.7.18 /주한미군

한국과 미국이 18일 서울에서 한미 핵협의 그룹(NCG) 첫 회의를 열고 양국이 대북 확장억제(핵우산)를 공동 기획·협의·이행하는 이른바 ‘일체형 확장억제’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이 지난 4월 워싱턴 선언에서 미국의 핵 작전을 한국의 재래식 전력으로 지원하기로 합의한 것과 관련해 본격적인 구체화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양국은 특히 북한 핵 억제에 대한 양국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이날 핵미사일을 탑재한 미 전략핵잠수함(SSBN) ‘켄터키함’이 부산항에 기항했다는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 SSBN이 한국을 찾은 것은 1981년이후 42년 만이고, 한국 영토에 핵전력이 들어온 것은 남북 한반도 비핵화 선언이 발효된 1992년 이후 처음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과 커트 캠벨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1차 NCG 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5시간여 진행된 이날 회의에는 양국 대표단 30여 명씩이 참여했다.

김 차장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미측은 북한이 대한민국을 핵 공격할 경우 즉각적이고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 조치를 함께 취할 것이며 이는 북한 정권의 종말로 이어진다는 결연함을 보여줬다”고 했다. 캠벨 조정관은 “저희에게 핵 억제만큼이나 분명한 신뢰를 갖고 있고 능력을 확신하는 게 없다”고 했다. 양국은 공동 언론 발표문에서 “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도 정권의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일체형 확장억제 방안을 구체화하기 위해 기획 및 핵 태세 검토, 미 핵자산과 한국 비핵자산 결합 작전, 미 핵전략자산 정례적 한국 배치, 위기 관리 계획 등을 구체화하고 관련 양국 군 작전·활동도 강화하기로 했다. 김 차장은 “NCG가 중심이 돼 핵과 관련한 다양한 도상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조율하고 이행해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회의장에 들러 “북한이 핵 사용에 대해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핵 기반의 한미 동맹으로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미 SSBN이 부산항에 기항한 것도 북한이 핵 개발로 비핵화 선언을 깬 상황에서 한미도 핵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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