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고지식한 수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3. 7. 19. 03:04
24강전 제2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안성준 九단 / 黑 쉬자위안 九단 흑>
白 안성준 九단 / 黑 쉬자위안 九단 흑>
<제7보>(82~90)=안형준·성준 형제는 지난달 막 내린 2022~2023 KB바둑리그 컴투스타이젬 팀에서 감독과 주장으로 함께 활약했다. 기사 초년병이던 2009년 본지 인터뷰에서 “바둑리그 진입이 목표”라고 말하던 두 형제의 표정이 눈에 선하다. 안형준은 그해 바둑리그에 데뷔해 선수 및 감독을 두루 거쳤고, 안성준도 18세 때 첫 참가 후 14년간 통산 100승을 넘겼다.
82는 좌중앙 흑 대마에 대한 직접 공격이 쉽지 않다고 보고 일단 우회한 수지만 지나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에 두어 자체 백말을 보강하면서 중앙 흑 대마 공격과 하변 침입을 맞보는 게 좋았다는 것. 83은 당연한 반발. 잠시 소강 국면이던 바둑은 또다시 난전의 소용돌이로 빠져든다. 85 때 86은 너무 고지식했다는 지적이다.
참고도를 보자. 일단 1, 3으로 흑의 약점을 건드려보는 기교가 필요했다. 8까지 이런 정도인데, 그런 뒤 9로 연결했으면 A의 절단이 부각돼 흑이 바빠졌을 것이다. 실전은 89까지 거꾸로 좌우의 백이 양단돼 칼자루를 바꿔 쥔 격이 됐다. 백 90도 의문. 절에 간 색시처럼 고분고분하다. 이 수로 ‘나’에 차단하는 역습은 없었는지 다음 보에서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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