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도심항공교통 세계 대전
가덕~북항 UAM택시 추진…부산 미래 먹거리 삼아야
김용학 부산도시공사 사장·공학박사·‘스마트시티 세계’ 저자
다가오는 미래산업 중에서 가장 강력한 메가 트렌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가 도심항공교통(UAM)이다. UAM 상용화를 앞두고 세계 각국의 항공업계가 비행체 개발과 국제표준 마련에 착수하는 등 미래의 이동수단을 선점하기 위한 합종연횡이 숨 가쁘다.
UAM은 정말 혁신적이다. 온디맨드 모빌리티(on-demand mobility)가 가능해져 승차공유 사업모델과 결합하면 기존 이동 시간의 비약적인 단축이 가능해진다. UAM은 지상 평면 교통을 3D(지상·공중 입체 교통) 세계로 확대하여 우리의 생활과 사고방식은 물론 도시의 구조를 완전히 바꾸게 될 것이다. 전문가들은 UAM 시장을 열기 위한 도전 과제로 크게 4가지를 들고 있다. 첫째는 배터리 자율 비행 소음 경제성 지상 및 항공 교통 통합과 같은 기술적 과제의 극복이고, 둘째는 안전표준 인증 방법 등 새로운 정책 및 규정 수립이고, 셋째는 새로운 항공교통 관리시스템 구축이며, 넷째는 수직이착륙비행장(vertiport), 충전소 등 필요한 인프라 구축 등이다.
미국 투자 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글로벌 UAM 시장 규모는 2020년 70억 달러(9조1000억 원)에서 2040년까지 1조4749억 달러(1924조 원) 규모로 급격히 성장할 전망이다. 이처럼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이유는 UAM 시장이 비행체를 만드는 완성차 기업, 착륙장인 버티포트를 세우는 건설사, 운영체제 및 항공지도를 만드는 IT·통신업계 등이 모두 투입되는 대규모 복합사업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AI 로봇 자율비행 디지털 트윈 반도체를 포함한 최신 4차 산업이 총동원되어야 최종 승자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복합산업의 특징은 월드엑스포 준비하듯 모든 절차와 작업이 한꺼번에 개발되고 진전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먼저 시작하되 빠르고 효율적이며 강한 추진력이 필수적이다.
먼저 기술적 관점을 살펴보면, 미국의 조비 에비에이션과 릴리움, 독일의 볼로콥터 등의 기업이 빠르게 진출하여 완성도 높은 기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기업 중 현대차그룹은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UAM 모델을 오는 2028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최근 미국의 조비 에비에이션의 지분 2%를 확보하는 등 기체를 국내에서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통상 항공기·항공노선의 안전성 검증은 ‘10억분의 1’을 기준으로 한다. 따라서 최소 수만 번의 실증 비행을 모니터링할 ‘디지털 트윈 플랫폼’이 필요하다. 이 플랫폼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UAM 실증노선(공역·항로·지역·지물)과 위험도 등을 사전 분석하고 기체의 운항과 버티포트 상황 등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관련 제도 측면에서도 각국의 발 빠른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연방항공청은 2020년에 첫 UAM 운항콘셉트를 발표했고, NASA는 UAM의 예상 진화 단계를 여섯 단계로 분류하여 성숙도 수준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인 UAM Maturity Level을 발표하였다. 유럽항공안전청은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에어택시 관련 규정 초안을 마련했으며 2023년까지 최종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한국 정부는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UAM Team Korea 협의체를 통해 그랜드챌린지 실증 및 UAM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또한 K-UAM 정책로드맵(2020.6) 및 기술로드맵(2021.3)을 발표하여 여러 국가공모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도시 관점에서 볼 때 세계 도시들이 ‘UAM 선도도시’가 되고 싶어 하지만 국내는 인천이 가장 앞서가는 것으로 보인다. 인천은 세계 11개 도시와 국제협력체계를 구축해 의장국을 맡고 있으며 ‘국제표준’에 가까운 ‘실증 플랫폼’을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개발했다.
부산도 2028년 가덕신공항과 월드엑스포 개최지(북항)에 UAM 택시 운행을 추진한다. 2030년부터 남해안권 광역 RAM(지역간항공교통) 관광벨트 추진 등 UAM 서비스 생태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하여 타지역과 차별화를 기하고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경남 전남으로 연결되는 남해안권 수요와 울산 경북 강원을 연결하는 동해안권 수요도 창출할 수 있어 부산이 남부 경제권의 UAM 중심도시로 도약이 가능해진다. 속내를 말한다면, 가덕도와 녹산공단을 연결하는 대규모의 경제자유구역을 매립·조성하여 UAM 부품과 완성체 제조를 기본으로 UAM MRO 산업, 관광·여객 등 서비스산업을 망라한 ‘UAM 비즈니스 카르텔’을 구축했으면 좋겠다. 이 경우, 부산에 위치한 산단 37곳과 4300여 개의 제조업체들이 거대한 ‘GLOVAL UAM PMRO(생산·유지·보수·정비) 단지’로 전환이 가능하다. 세계 최고의 UAM 택시 수출항 부산 신항, 정말 멋지지 아니한가! 어쩌면 부산은 지금 미래 50년을 밝혀줄 마지막 새벽을 바라보고 있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