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음악이 죽은 날

김희국 기자 2023. 7. 1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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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 때 백악관 만찬에서 부른 노래 '아메리칸 파이'(American Pie)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리투아니아를 방문한 윤 대통령이 우연히 미국 상원의원 일행과 마주치자, 그들이 '아메리칸 파이'를 합창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월 끔찍한 뉴스가 실린 신문을 배달하는 건 나를 떨리게 만들었다. () 미망인이 되어 버린 신부에 관해 읽었을 때 내가 울었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음악이 죽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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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 때 백악관 만찬에서 부른 노래 ‘아메리칸 파이’(American Pie)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리투아니아를 방문한 윤 대통령이 우연히 미국 상원의원 일행과 마주치자, 그들이 ‘아메리칸 파이’를 합창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또 빌보드 차트에서 6주 연속 50위를 기록했을 만큼 역주행했고 음원 다운로드도 많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돈 맥클린이 1971년 발표한 이 노래는 러닝 타임이 무려 8분 42초인 대곡이다. 6절에 이르는 긴 가사에 담긴 의미를 두고 맥클린은 정확하게 설명하지 않았지만 1절에서 만든 동기를 대략 파악할 수 있다. “2월 끔찍한 뉴스가 실린 신문을 배달하는 건 나를 떨리게 만들었다. (…) 미망인이 되어 버린 신부에 관해 읽었을 때 내가 울었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음악이 죽은 날이었다.”

여기서 ‘음악이 죽은 날’은 정확하게 1959년 2월 3일을 말한다. 이날 경비행기가 추락해 버디 홀리, 리치 밸런스, 빅 바퍼 3명의 뮤지션이 세상을 떠났다. 버디 홀리와 리치 밸런스는 훗날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정도로 뚜렷한 족적을 남긴 레전드였다. 무엇보다 젊었다. 버디 홀리는 22세, 리치 밸런스는 불과 17세였다. 가장 많은 빅 바퍼는 28세였다. 가사에 등장한 미망인은 당시 임신 중이던 버디 홀리의 부인을 말한다. 신문 배달을 했던 맥클린은 굉장히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맥클린이 ‘음악이 죽은 날’이라고 표현했을 만큼 사고로 세상을 떠난 뮤지션들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버디 홀리는 리드기타 리듬기타 베이스 드럼으로 구성되는 현대적인 록밴드 구성을 확립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비틀스, 에릭 클랩턴 등 전설적인 뮤지션들의 존경을 받을 만큼 록음악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리치 밸런스는 1988년 개봉한 영화 ‘라 밤바’(La Bamba)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영화는 세 명의 뮤지션이 어떻게 경비행기에 타게 됐는지 자세하게 묘사한다. 특히 리치 밸런스가 대표곡 가운데 하나인 ‘도나’(Donna)를 여자친구 도나에게 공중전화 박스에서 기타를 치며 불러주는 영화 속 장면은 압권으로 꼽힌다.

맥클린은 아주 긴 가사에 다른 뮤지션도 은유적으로 담았다. 비틀스, 밥 딜런, 제니스 조플린 등. 거기다 1969년 우드스톡 페스티벌까지. ‘아메리칸 파이’는 아이러니하게도 한동안 잊혔던 전설적인 뮤지션들을 되살리는 계기가 됐다.

김희국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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