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극한호우

허행윤 기자 2023. 7. 1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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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올려다보기가 무섭다. 비가 내려도 너무 내려서다. 요즘 내리는 비를 기상당국은 극한호우(極限豪雨)로 명명했다. 몹시 심한 강도로 줄기차게 내리는, 크고 많은 비를 뜻한다.

강우량으로는 1시간 누적 강수량 50㎜ 이상, 3시간 누적 강수량 90㎜ 이상이 동시에 관측될 때를 가리킨다. 단 1시간 누적 강수량이 72㎜를 넘으면 즉시 극한호우로 판단한다. 일반적으로 ‘매우 강한 비’ 기준은 시간당 30㎜인데 극한호우는 그 2배가 넘는다.

이 같은 호우가 처음 내린 시기는 올해 7월11일이었다. 이날 오후 4시께 서울 구로구 구로동과 영등포구 신길동 등지에 기상청의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 앞서 이날 오후 3시30분께 서울 구로구와 금천구, 동작구 등지에 한 시간 동안 72㎜가 넘는 비가 쏟아졌다.

기상청은 국민의 안전 및 생명 보호를 위해 올여름부터 수도권을 대상으로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고 있다. 발송 지역은 이 같은 호우가 내리는 읍·면·동이다. 문자를 받으면 곧바로 적극적인 안전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시간당 강수량이 50㎜를 넘으면 하수관 역류나 지하건물의 침수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번 호우로 전국에서 7월17일 오후 11시 기준 41명이 목숨을 잃고 9명이 실종됐다. 특히 충북·경북권에는 지난 13일부터 사흘여 동안 평년 장마철 강수량을 훨씬 넘는 비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아직 7월 중순이다. 그런데도 호우 사망·실종자는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가 있었던 2011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 중소기업, 전통시장 상점 213곳이 침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15개 시·도 111개 시·군·구에서 6천255가구 1만570명이 대피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는 제발 그만하자. 당국은 천재지변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항변하겠지만 그 피해를 최소화하는 건 얼마든지 가능하지 않은가.

허행윤 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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