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월북 미국인은 미군…판문점 건물서 크게 웃더니 뛰어가”

유엔사, 사건 직후 판문점 견학 프로그램 취소…“2018년 이후 첫 월북 사례”

주한미군과 한국군이 지난해 7월 19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파란색 중립국 감독위원회 건물 회담장 앞에서 근무를 서고 있다. 뉴시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다 월북한 미국인이 미군인 것으로 전해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18일(현지시간)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 JSA를 견학하다 무단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한 미국인은 미군이라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이 군인은 최근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할 예정이었으나 비행기에 오르지 않았다. 한 당국자는 “군인이 고의로 월북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군인이 왜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았는지와 자의로 월북한 이유가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미국 정부는 현재 그의 행방과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또 다른 당국자가 전했다.

AP는 ‘이 군인이 자의적으로 허가 없이 국경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CBS는 “이 군인은 트래비스 킹 이등병으로, 징계 사유로 인해 한국에서 미국으로 호송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같은 투어 그룹에 속해있었다는 목격자는 “판문점의 한 건물을 견학했을 때였다”며 “이 남성이 갑자기 크게 ‘하하하’ 웃더니 건물 사이로 뛰어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번 사태는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로 북미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발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월북이 지난 2018년 미국 국적의 브루스 바이런 로렌스가 중국에서 국경을 넘어 북한에 들어갔다 억류된 이후 처음으로 확인된 월북 사례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사망한 이후 북한을 여행금지 국가로 지정했다.

앞서 유엔군사령부는 “북한이 월북한 미국인의 신병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사건 해결을 위해 북한군과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직후 군 안팎에서는 “월북한 미국인이 주한미군이며 군사분계선을 넘어 갑자기 달려갔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지만, 유엔사는 진위를 확인해주지 않았다.

사건 발생 직후 유엔사 관할의 판문점 견학 프로그램은 취소됐다. 유엔사는 평소 1주일에 4회(화·수·금·토), 한 번에 40명씩 한국인과 미국인 등을 대상으로 JSA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