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제2부속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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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대통령 배우자를 보좌하는 제2부속실이 처음 설치된 것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인 1972년이다.
육영수 여사의 활발한 대외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해 대통령 담당 1부속실과 배우자 담당 2부속실로 분리됐다.
미혼인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도 소외 계층을 위한 민원 창구로 제2부속실을 유지했지만,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 비선 논란 와중에 해체됐다가 문재인정부 청와대에서 다시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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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속실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과 함께 다시 사라졌다. 윤 대통령은 대선 기간 “대통령 부인은 그냥 대통령의 가족에 불과하다”며 제2부속실 폐지를 공약했다. ‘작은 청와대’ 구현이 명분이었지만, 실제론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허위경력 의혹 등 이런저런 논란이 부담스러워 내놓은 궁여지책 성격이 짙다. 김 여사 역시 대선 기간에 ‘조용한 내조’를 국민 앞에 약속했다. 그러나 정부 출범 후 김 여사는 국내외를 넘나들며 광폭 행보를 보였고, 제2부속실 설치 여부는 계속 논란이 됐다.
윤 대통령과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가 열린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를 방문했던 김 여사가 현지에서 명품 매장을 방문했다고 한다. 심각한 안보 의제를 다루는 국제회의 참석차 순방에 나선 대통령과 동행한 부인이 명품 쇼핑에 나선 것은 너무 한가하고 부적절해 보인다. 논란은 대통령실의 어이없는 해명으로 오히려 증폭됐다. 대통령실은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고 비공식적으로 “김 여사가 가게 직원 안내로 방문한 것”이라며 물건은 사지 않았다고 했다. 김 여사는 경호원 등 16명이 수행한 가운데 5곳의 매장을 방문했다고 하는데, 삼엄한 경호를 뚫고 호객행위가 있었다는 말인가.
윤 정부 출범 이후 김 여사를 둘러싼 잡음이 한두 번이 아니다. 김해 봉하마을 방문 같은 공식 행사에 친구를 데려가고, 대통령 집무실 사진을 팬클럽에 먼저 공유해 구설에 오른 게 대표적이다. 의전 비서관 교체, 넷플릭스 투자 유치 등에도 김 여사 이름이 오르내렸다. 상식에 맞지 않는 비현실적인 공약이 ‘부인 리스크’를 더 키우는 게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이제는 국민에게 이해를 구하고 제2부속실을 부활해 김 여사의 활동이 투명하고 책임 있게 관리되도록 하는 게 좋겠다.
박창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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