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3세' 신유열, 존재감 더 커진다…사장단 80명과 '성장 전략' 모색
신동빈 회장 장남 신유열 상무, 상반기 이어 하반기 VCM도 참석
[더팩트ㅣ잠실=이성락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의 존재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 일본 롯데 계열사 대표를 새롭게 맡게 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데 이어 하반기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에도 참석, 핵심 경영진과 함께 회사 성장 전략을 모색했다. 다만 롯데는 추후 신유열 상무의 그룹 내 역할 확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말을 아끼고 있다.
롯데그룹은 19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2023년 하반기 밸류크리에이션미팅(VCM)을 개최했다. 매년 상·하반기 한 차례씩 열리는 VCM은 롯데그룹 핵심 경영진이 모두 참석하는 주요 행사로, 이날은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각 사업군 총괄대표, 계열사 대표, 롯데지주 실장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상무도 이날 VCM에 참석했다. 올해 상반기 VCM에 이어 두 번째다. 재계는 신격호 롯데 창업주 서거 3주기 추모 행사를 겸한 상반기보다 이번 VCM 참석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새해 목표 등 큰 그림을 그리는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 VCM은 주요 현안이 면밀히 검토되고 구체적인 성장 전략, 가이드라인이 제시되는 등 경영 수업 차원에서 중요한 자리로 평가받고 있다. 신유열 상무가 회의 도중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기회가 있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신유열 상무는 후계자로서 그룹 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신유열 상무는 지난해 8월 신동빈 회장의 베트남 출장에 동행하며 그룹 경영 참여를 예고했고, 롯데·노무라 교류회 등 대외 활동을 늘린 뒤 같은 해 연말 인사에서 롯데케미칼 상무로 고속 승진했다. 올해 3월 루이비통모헤네시(LVMH) 총괄 회장 방한, 5월 호텔롯데 창립 50년 기념식 등 주요 일정을 소화한 데 이어 두 차례 VCM 모두 참석하며 입지를 더욱더 공고히 하는 모습이다.
특히 신유열 상무는 최근 롯데캐피탈 지분 51%를 보유한 일본 롯데파이낸셜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기존 대표인 고바야시 마시모토 사장이 물러나면서 그 자리를 맡게 된 것으로, 지난해 하반기 회사 임원에 오른 지 1년도 채 안 돼 대표로 선임된 것이다. 신유열 상무가 롯데 계열사 대표직에 오른 건 이번이 두 번째로, 그는 지난해 8월 롯데파이낸셜의 최대주주인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공동(신동빈·신유열) 대표에 선임됐다.
오너 일가로서 현장 경영도 늘려가고 있다. <더팩트>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신유열 상무는 올해 1월부터 롯데그룹 화학군 주요 사업장을 차례로 방문했다. 방문지 중 하나는 롯데알미늄 안산1공장으로, 신유열 상무는 공장에 약 4시간 동안 머무르며 전지용, 식품·의약품용 알루미늄박의 생산설비와 제품 개발을 담당하는 연구시설 등을 점검했다. 최근에는 신유열 상무가 서울 양평동 롯데홈쇼핑 본사를 직접 찾아 담당 임원들과 업무를 공유하고, 현장 스튜디오 등을 둘러봤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재계는 롯데그룹의 3세 경영 승계가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사업적으로 신유열 상무의 그룹 내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신유열 상무는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기획 담당 업무를, 롯데케미칼에서는 동경지사 영업, 신사업 담당을 맡고 있다. 다만 롯데그룹은 신유열 상무의 역할과 관련해 아직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는 신유열 상무의 역할 변화 가능성을 묻는 <더팩트> 취재진의 질문에 "아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
한편 신동빈 회장과 롯데 경영진은 이번 VCM에서 불확실성 속 위기 극복을 위한 중장기 전략을 논의했다. 구체적으로 해외 사업 전략, 효율적 투자 집행 등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고 헬스앤웰니스, 모빌리티 등 신사업 육성 현황과 계획이 공유됐다. 신동빈 회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과거 성공에 안주하지 말고 끊임 없이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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