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몰아칠 미국의 반도체 통제 [아침을 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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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회담(Zombie Dialogue).' 미국 공화당이 최근 바이든 정부 고위인사의 중국 방문과 중국 측과 나눈 회담을 묘사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미국은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있을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이 성사될 때까지 겉으로는 관여(engagement) 정책을 고수하겠지만, 근본적인 대중국 강경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며,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는 미중 간 더 많은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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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회담(Zombie Dialogue).' 미국 공화당이 최근 바이든 정부 고위인사의 중국 방문과 중국 측과 나눈 회담을 묘사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아무런 성과 없이 회담만 하고 왔다는 비판적 시각이 드러난다. 근본적으로 공화당은 중국의 변화를 유도할 수 없다면 회담이 소용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 민주당은 미중 전략 경쟁 격화로 인한 사태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중국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재닛 옐런(Janet Yellen) 미국 재무장관의 중국 방문이 주목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옐런 장관의 중국 방문에 5~6가지 목표가 있었다고 분석한다.
첫째는 시진핑 3기 경제팀과의 상견례 목적이다. 옐런 장관은 리창(李强) 신임 총리가 이끄는 새로운 중국의 경제팀과 교류했다. 둘째는 경제 및 금융 관계에 대해 소통할 수 있는 고위급 대화채널의 구축이다. 허리펑(何立峰) 부총리와 향후 미중 경제무역 협상의 틀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셋째는 미국의 대중 정책에 대한 설명과 이해 구하기이며, 넷째는 중국 정부 정책에 대한 우려 제기다. 다섯째는 경제 분야에 있어 협력 가능한 분야 파악 및 모색이고, 마지막 목적은 중국 경제에 대한 인사이트 확보였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중국 정부가 외부로의 데이터 유출을 제한하면서 중국 내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부분은, 셋째와 넷째 목적에서 보듯 미국이 자국의 중국 견제 정책을 중국에 설득하려 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옐런 장관뿐만 아니라 제이크 설리번(Jake Sullivan)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등 미국의 고위급 관료들은 기회가 될 때마다 미국의 대중 조치가 경제적 목적이 아닌 순수한 국가안보 목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설명을 중국이 납득할 수 있을까. 특히, 미국이 중국과 소통하고자 하는 제일의 목적은 예측불가능한 무력 충돌 리스크의 관리이지만, 중국의 최대 관심사는 경제·기술적 갈등의 관리라고 보인다. 미중 관계가 조금이라도 개선되길 바라는 우리로서는 양국의 소통이 지속될 수 있을지 불안하기만 하다.
이런 와중에 중국을 자극하는 또 하나의 조치가 발표될 예정이다. 필자가 지난주 워싱턴DC 방문을 통해 파악하기로는 빠르면 이번 주, 늦어도 7월 안에 작년 10월 7일에 있었던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의 최종 규정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훨씬 더 강력한 대중 견제 내용이 담길 것이라는 점이다. 일본과 네덜란드가 올해 상반기에 취한 조치들을 모두 담는 방향으로 장비규제 내용이 확대되고, AI 반도체 관련 제재도 대폭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된다.
물론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여전히 중국 내 한국 기업들에 대해서는 최대한 상황을 봐주겠다는 입장이지만, 미중 전략 경쟁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미국은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있을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이 성사될 때까지 겉으로는 관여(engagement) 정책을 고수하겠지만, 근본적인 대중국 강경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며,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는 미중 간 더 많은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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