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리에 사기까지...'리셀'에 오염되는 공연 업계
[앵커]
전문 중개업자들이 국내외 콘서트나 공연 표를 싹쓸이한 뒤 몇십만 원대의 웃돈을 덧붙여 파는 이른바 '리셀' 현상이 공연 업계를 덮치고 있습니다.
특히 리셀 표를 구입하려다 사기까지 당하는 피해 사례가 늘고 있지만 정작 마땅한 대책이 없다고 합니다.
강민경 기자의 보도합니다.
[기자]
가수 찰리 푸스의 내한 공연을 손꼽아 기다리던 22살 A 씨는 최근 연달아 상처를 받았습니다.
공연 예매에 실패한 데다가 웃돈을 주면 표를 팔겠다는 사람에게 사기까지 당했습니다.
[A 씨 / 서울 신내동 : 수고비 5만 원만 받고 대리를 한다고 해서 연락을 드렸더니 바로 연락이 오시더라고요. (입금한 뒤) 제가 연락을 드렸더니 안 보시고 계속 대리를 올리시는 거예요, 리셀을 하신다고.]
'리셀러(Reseller)'.
희소성 있는 물건을 구한 뒤 추가 금액을 붙여 파는 중개업자를 의미합니다.
과거엔 명품이나 신발 같은 실물을 다루던 리셀러들이 최근 부쩍 공연 업계에 손을 뻗치고 있습니다.
온라인 중고 거래 시장에선 내한 가수 공연과 아이돌 콘서트, 뮤지컬 공연 표를 팔겠단 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수고비'는 5배가 훌쩍 넘는 웃돈을 붙일 정도.
말 그대로 부르는 게 값이라 원래 20만 원대인 표 한 장이 160만 원에 달하는 경우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A 씨 / 서울 신내동 : (유명 공연은) 리셀가가 제시하는 방식이에요. 얼마를 줄 수 있느냐 해서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사람에게 그 표를 주는 방식인데…]
과거 암표상처럼 폭리를 노리는 이들은 대부분 '꾼', 즉 전문 리셀러입니다.
컴퓨터에 반복 동작을 입력시킨 '매크로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공연 자리를 싹쓸이해버립니다.
리셀러의 활개에 공연기획사도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한 설문조사에선 공연기획사 절반이 암표로 피해를 봤다고 응답했고 이 중 절반은 공연 날짜가 임박해 못 판 표를 취소해버리는 수법에 당했다고 호소했습니다.
리셀러와 관련된 사기 피해까지 늘고 있지만 아직 마땅한 대책은 없습니다.
매크로로 구한 표를 되파는 걸 금지하는 공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개정안은 내년 3월에야 시행되는 데다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공연 업계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서라도 악성 리셀러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하재근 / 문화평론가 : 공연의 진입 장벽이 높아지게 되면 팬들이 점점 시장을 떠나게 되는 이런 일이 나타날 수가 있어서 결국에는 공연계 자체에 마이너스로 작용하게 됩니다.]
아예 금지할 수 없다면 해외처럼 재판매 시장을 양지로 끌어올려 폭리와 사기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YTN 강민경입니다.
촬영기자: 신홍
그래픽: 주혜나
YTN 강민경 (kmk02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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