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 눈썹이 닮았네” 딱 봐도 한가족...옆집은 ‘호랑이 코’ 판박이
한줄 그랜저, 두줄 제네시스
디자인 헤리티지 복원 행보 눈길
자동차 브랜드 마다 붙는 별명이 하나둘 늘고 있다. 주로 생김새와 관련한 별명이다. 이 같은 추세는 자동차 업계에서 자사 고유의 디자인 정체성을 강화하려 움직임에서 비롯됐다. 내연기관서 전기차 시대로 전환하면서 전위적이고 미니멀한 디자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분위기도 있다.
현대자동차는 ‘일(一)자 눈썹’이라는 별명의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 디자인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엔진룸 덮개인 보닛과 범퍼 사이를 가로지르며 끊임없이 연결된 수평형 램프를 말한다. 현대차는 수소차 넥쏘에서 처음 선보인 이 디자인을 다목적 미니밴인 스타리아, 7세대 준대형 세단 그랜저, 2세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코나 등으로 확대 적용하고 있다.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는 현대차 브랜드 개성을 나타내는 핵심 디자인 정체성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크기, 모델 등이 다른 차들이지만 현대차는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를 공통으로 적용해서 브랜드 패밀리룩을 완성하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의 패밀리룩 전략이 소비자에게 브랜드 정체성을 각인시키는데 효과적이라는 보고 있다. 현대차는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에 대해 “밤과 아침을 가르는 새벽의 경계선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다”라고 설명했다.
해외 완성차 브랜드 중 국내 소비자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는 세단인 C·E·S 클래스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통일하면서 헤드램프 크기와 디자인을 달리해 세부 모델을 구분 짓고 있다. 벤츠 C클래스는 중형 세단, E클래스는 준대형 세단, S 클래스는 대형 세단 모델이다.
벤츠는 기본 디자인을 통일해 벤츠 정체성을 각인시키면서도 세부 등급별 이미지에 맞는 디자인 변주를 주고 있는 것이다. 벤츠 전기차 디자인에선 기존 내연기관차와 유사한 ‘가짜 그릴’ 디자인을 적용해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 전기차는 엔진이 없어서 그릴이 필요없어지기 때문이다.
구상 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는 “특히 고급 자동차일수록 특정 디자인을 통일시키는 패밀리룩 방식의 디자인 정체성 강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자동차 디자인 정체성은 오랜 시간 활동이 축적돼야 소비자에게 각인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자동차 디자인 정체성이 주목받는 가운데 고유의 디자인 헤리티지(유산)를 복원하고 알리려는 움직임도 이목을 끈다. 과거 헤리티지를 현대적 디자인으로 유의미하게 계승하겠다는 전략이다. 모빌리티 대전환기 속에서 역사가 오랜 자동차 기업을 중심으로 급부상한 신생 전기차 업체와의 차별점을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자동차 기업의 긴 역사는 소비자 신뢰도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의 최초 양산차 포니를 필두로 복원 사업에 적극적이다. 현대차는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선보였던 포니 쿠페 콘셉트를 원형 그대로 복원해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외형적으로는 세계 3위 자동차 기업이 된 현대차가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선 헤리티지 복원이 중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기아도 브리사, 삼륜차 등 헤리티지 복원사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의 럭셔리 브랜드인 페라리는 최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우니베르소 페라리’ 전시를 열었다. 페라리 헤리티지가 담긴 역사적 명차 등을 전시했다. BMW도 과거 클래식 모델의 부품 공급망을 지속 운영하는 방식으로 헤리티지 투자에 공들이고 있다.
그밖에 한국제너럴모터스(GM)는 서울 강남에 더하우스오브지엠을 개관했다. 더하우스오브지엠은 쉐보레·캐딜락·GMC를 한자리에서 볼수 있는 GM 통합 브랜드 공간이다. 한국GM은 이곳에서 방문객들이 GM 브랜드의 112년 역사와 전통, 미래 전동화 시대 미래 비전을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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