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신임 사무총장 후보에 ‘윤 대통령 동기’ 사법연수원장

문광호 기자 2023. 7. 18.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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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장악’ 논란 불가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8일 김용빈 사법연수원장(사진)을 신임 사무총장으로 임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서울대 법학과 79학번 동기로 정부의 선관위 장악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선관위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신임 사무총장 후보에 대한 검증 절차가 마무리돼 오는 25일 전체 위원회의에서 김용빈 현 사법연수원장을 신임 사무총장으로 임명 의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 원장은 경기 포천 출신으로 중경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84년 제26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0년 인천지방법원 판사로 임관한 이래 서울민사지법 판사,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법연수원 교수 등 각급 법원에서 경력을 쌓았다.

김 원장은 2014년 서울고법 형사부 재판장을 역임하며 국가정보원의 댓글 활동을 외부에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국정원 직원에게 벌금 200만원을 부과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1980년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불법감금 상태에서 고문을 당하고 유죄판결을 받았던 고 김근태 전 의원에 대해서는 28년 만에 열린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외부 출신 선관위 사무총장은 1988년 사임한 법제처 출신 한원도 전 총장이 마지막으로, 김 원장이 이번에 임명되면 외부 인사로는 35년 만이다. 그간 선관위 사무총장은 내부 승진 형식으로 임용돼왔다.

앞서 선관위는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진 박찬진 전 사무총장 후임으로 선관위 외부 출신의 사무총장 인선 절차를 진행했다. 박 전 총장의 자녀는 지난해 선관위 경력직 공무원으로 채용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됐다. 선관위는 쇄신 차원에서 내부 청문회 등 인사검증 절차를 꼼꼼히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선관위원들이 후보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검증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외부 총장을 새로 모시는 과정에서 문제가 될 부분들은 중점적으로 봤다”고 전했다. 김 총장은 임명 직후 취임사를 통해 선관위 개혁 방안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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