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협정 파기한 러, 우크라에 "우리 안전보장 없는 흑해항로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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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 곡물협정 연장을 거부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자국 안전보장 없이 흑해 항로를 이용한 곡물 수출에 나설 경우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가 흑해 곡물협정을 종료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의 주요 곡물항을 상대로 군사적 보복에 나선 셈이다.
이로써 러시아의 침공 이후 중단됐다가 유엔과 튀르키예 중재로 지난해 7월부터 재개된 흑해 항로를 이용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은 이날부로 잠정 보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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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군 오데사 공격, 크름대교에 대한 보복 맞다"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흑해 곡물협정 연장을 거부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자국 안전보장 없이 흑해 항로를 이용한 곡물 수출에 나설 경우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전장과 가까운 지역에서 적절한 안전 보장 없이는 위험이 따를 것"이라면서 "러시아 없이 (곡물 수출이) 공식화된다면 그런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는 협정 연장 조건이 이행되지 않았음에도 관련 의무를 이행하고 협정을 여러 차례 연장했었다"며 전날 협정 복귀를 촉구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에 대해 "파렴치하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흑해 항로를 우크라이나가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한다는 주장도 되풀이했다.
다만 페스코프 대변인은 "서방의 주장과 달리 아프리카 최빈국들이 협정의 수혜를 가장 적게 봤다"면서도 "다음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식량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전날 크름대교 폭발 사건과 관련해선 우크라이나 소행설을 주장했다. 그는 "처음부터 우크라이나가 이번 사건의 배후란 점이 분명했다"면서 "이로 인해 관광객들이 러시아가 통제하는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을 우회해 크름반도를 탈출해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페스코프 대변인은 전날 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를 공격한 것에 대해선 크름대교 폭파 사건에 대한 보복임을 인정했다. 러시아 국방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미콜라이우 2곳에 대규모 드론 공습을 감행해 원료 저장고와 조선소를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흑해와 맞닿은 항구도시 오데사는 우크라이나의 주요 곡물 수출 거점으로 활용돼 왔다. 러시아가 흑해 곡물협정을 종료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의 주요 곡물항을 상대로 군사적 보복에 나선 셈이다.
전날 우크라이나 크름반도와 러시아 크라스노다르를 잇는 크름대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로 붕괴됐다. 러시아는 이 사고로 차량에 탑승한 민간인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했다며 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SBU) 소속 특수부대를 '테러 공격' 배후로 지목했다.
크름대교는 2014년 러시아에 강제 병합된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직접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로 생필품과 군수물자가 오가는 핵심 보급로였다. 러시아가 36억달러를 들여 건설해 유럽에서 가장 긴 교량길이(19㎞)를 자랑한다. 2018년 개통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트럭을 몰고 건너기도 해 '푸틴의 자존심'으로도 불린다.
이와 관련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당연히 대응할 것"이라면서 "당국은 공격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일찌감치 보복을 예고했다. 크렘린궁은 전날 만료 예정인 흑해 곡물협정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이로써 러시아의 침공 이후 중단됐다가 유엔과 튀르키예 중재로 지난해 7월부터 재개된 흑해 항로를 이용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은 이날부로 잠정 보류된 상태다.
그간 러시아는 협정 연장 조건으로 자국 은행의 세계은행간금융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 복귀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대러 제재가 해제되는 것을 우려한 미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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