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 아동 11% 사망…“생존 아동도 양육 환경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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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출생 미등록 영·유아 2123명 전수조사에서 열에 하나꼴로 사망 아동이 확인되자, 일반적인 영아 사망률(2021년 국내 전체 1살 미만 영아사망률 0.2%)과 견줘 지나치게 높은 비율이 현재 미등록 아동 상황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수사 의뢰를 받은 아동 1095명 중 254명이 생존하고 27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했다.
■ "양육 환경 점검 계속돼야" 일각에서는 사망 아동 수가 지나치게 많아 사인 등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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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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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출생 미등록 영·유아 2123명 전수조사에서 열에 하나꼴로 사망 아동이 확인되자, 일반적인 영아 사망률(2021년 국내 전체 1살 미만 영아사망률 0.2%)과 견줘 지나치게 높은 비율이 현재 미등록 아동 상황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이 수사 중인 미등록 아동 814명 가운데는 아동 소재 불명, 보호자의 연락 두절, 출생 사실 부인 등 범죄 관련성이 의심스러운 경우가 많아 사망 아동이 더 늘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 249명 사망 확인, 경찰 추가 수사 중 보건복지부가 18일 발표한 임시신생아번호 부여 아동 전수조사 결과를 보면, 2015∼2022년생 조사 대상 아동 2123명 중 249명(11.7%)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222명은 의료기관에서 숨져 의사의 사망진단서를 받았거나, 의료기관 밖에서 사망한 뒤 의사의 검안을 거쳐 사망신고가 이뤄진 경우다. 복지부는 이들 중 대다수가 학대·방임 등으로 숨진 것이 아닌 병사한 것으로 본다. 학대 징후가 있으면 검안 등의 과정에서 의사가 이를 신고하도록 의무화돼 있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지방자치단체 조사에서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거나, 사망진단서·검안서 등 의료기관 확인 없이 사망한 아동들에 대해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채 입양됐거나 베이비박스 등에 유기된 아동도 경찰 수사 대상이다. 경찰은 수사 의뢰를 받은 아동 1095명 중 254명이 생존하고 27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했다. 나머지 814명은 소재가 파악되지 않거나, 생존이 확인됐지만 보호자의 유기·학대 등의 정황이 발견돼 추가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 홀로 양육·미혼모 등 출생신고 늦어 국내외에서 출생신고가 됐거나 신고가 예정된 아동 771명 중 친모·친부 가정에서 양육되는 아동은 조사 대상 중 378명(49.0%)에 그쳤다.또 조사 대상 아동의 33.2%인 704명은 출생신고가 된 상태로 소재가 확인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출생 2개월 안에 출생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아동이라는 게 복지부 설명이다.
출생신고가 늦어진 아동 중에는 부모의 양육 형편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아이를 홀로 양육해야 하는 미혼모가 입양 등을 고민했거나, 혼외자를 낳은 부모가 ‘친생 부인 소송’을 치르느라 출생신고가 지연되는 사례 등이다. 조우경 복지부 아동학대대응과장은 <한겨레>에 “혼자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가 출생신고를 부담스러워하거나, 아버지가 출생신고를 하기로 한 뒤 연락이 끊겨 어머니가 뒤늦게 신고한 경우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보호자가 출생신고를 원하지만 아직 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아동도 46명이었다.
■ “양육 환경 점검 계속돼야” 일각에서는 사망 아동 수가 지나치게 많아 사인 등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1살 이하 영아 사망률은 1000명당 2.4명에 그쳤다. 이번 조사에서는 사망률이 10%를 넘는다. 8살 이하 아동 사망의 대다수가 1살 이하인 점을 고려하면, 조사 대상자 중 사망 아동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셈이다.
정부가 아동의 생사 외에도 양육 환경 등을 추가로 파악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유민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출생신고가 지연된 경우 보건이나 건강 관련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방임 가능성이 있다. 생존 확인만 하고 끝낼 게 아니라 좋은 양육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지자체에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222명에 대해서도 취약 요인들이 있는지 세부적으로 점검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호성 박현정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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