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물’ 쉼없는 도전… 세상에 없던 K정수기 만들다 [연중기획-K브랜드 리포트]
얼음·커피 정수기… 출시마다 ‘히트’
용접만 23년 등 숙련 근로자가 자산
월 평균 2만대 생산 능력 숨은 비결
2023년 해외 매출액 전년보다 70%이상 ↑
“프리미엄급 수출 생산라인 별도 구축
11월부터 가동… 세계시장 공략 박차”
12일 충청북도 진천군 청호나이스 공장에서 유점석 제조본부 부장이 63m 길이의 공장라인 앞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유 팀장은 “정수기에 들어가는 부품 수는 최소 100개가 넘는다”고 했다.창립 30주년을 맞은 청호나이스는 전 세계 66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0% 이상 증가하는 등 성과가 두드러진다.
전체 매출액의 5%를 차지하는 해외 매출액 비중이 올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제조 현장도 이에 맞춰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정수기 업계는 여름이 성수기다. 예전보다 계절적 편차가 줄긴 했지만 통상 정수기는 5∼8월 판매량이 다른 달과 비교해 20% 많다. 특히 올해는 수출이 늘어 진천공장은 이달부터 품질 검사 물량을 기존의 두 배로 확대했다. 이날 오후 1시 반 진천공장 1층에서 라인 위를 오가는 직원들의 손이 분주하게 움직여 완연한 성수기임을 보여줬다.
현장에서 제품의 최종 품질을 책임지는 김영생 청호나이스 제조본부장(상무)은 가장 애착이 가는 제품으로 지난 5월 출시한 직수얼음정수기 ‘뉴 아이스트리’를 꼽았다. 이 제품에는 국내 유일 기술인 필터 역세척 살균시스템이 적용됐다. 살균 기능을 누르면 필터 내부 살균 세척을 위해 정수되는 흐름의 역방향으로 살균수가 필터 내부로 유입된다. 김 상무는 “정수기 가로 길이가 25.4㎝에 불과하지만 얼음 저장 용량은 국내 최대인 900g”이라며 “얼음, 정수, 냉수 등 모든 기술이 집약돼 품질 확보 과정이 쉽지 않았고 그만큼 많은 노력을 쏟은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삼성전자에서 개발과 품질 분야에서 각각 15년씩, 총 30년간 근무한 뒤 2년 전 청호나이스로 자리를 옮겼다. ‘왜 청호나이스를 택했냐’는 질문에 그는 “기존 제품을 벤치마킹하지 않고 세상에 없던 제품을 만드는 소위 ‘창신’(創新) 정신에 끌렸다”고 답했다.
대표적으로 정수기의 역사를 새로 쓴 제품이 얼음정수기다. 청호나이스는 2003년 ‘아이스콤보’를 출시하며 세상에 처음으로 얼음정수기를 내놨다. 이후 다양한 크기의 스탠드형 얼음정수기, 커피얼음정수기 등을 출시하며 업계의 판도를 바꿔놨다. 2014년에는 국내 유일하게 얼음이 나오는 커피머신 ‘에스프레카페’를 출시해 현재까지 총 8종의 모델을 내놨다.
올해 청호나이스의 목표 중 하나는 프리미엄급 수출 생산라인을 별도로 만드는 것이다. 늘어나는 해외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전체 해외 매출액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의 상반기 매출액은 이미 전년 전체 매출액을 돌파했고, 싱가포르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00% 넘게 뛰었다. 김 상무는 “국내 유통되는 제품과 수출용 제품이 혼용돼 생산되고 있는데 이를 분리해 수출 전용 라인을 갖출 계획”이라며 “공장 1, 2층에 있는 생산라인을 3층에도 새로 구축해 11월부터 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천=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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