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의 자책골…‘음주운전 전력’ 이상민 AG 엔트리 발탁했다가 제외
황선홍호, 22명 아닌 21명으로 대회 나설 위기…대회 3연패 도전에 악재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3연패를 노리던 한국 남자축구가 상식 밖의 자책골로 스스로 무너졌다.
음주운전 경력으로 국가대표 자격이 없는 수비수 이상민(24·성남)을 선발했다가 뒤늦게 내치면서 22명이 아닌 21명으로 라이벌들과 금메달을 다퉈야 하는 위기에 빠졌다.
대한축구협회는 18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대표팀에서 이상민을 제외하기로 했다”면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국가대표팀 운영 규정에 맞지 않는 선수를 선발한 점에 대해 겸허히 인정하고 앞으로 행정 체계 정비를 통해 유사한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황선홍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감독도 “선수 선발 과정에서 부주의했던 것에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지난 14일 이상민이 포함된 최종 명단(22명)을 발표했다.
이상민은 다양한 수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재능을 갖췄지만 국가대표 자격은 없는 선수였다. 그는 2020년 5월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그해 8월5일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원이 확정됐다. 협회의 ‘축구국가대표팀 운영규정’ 제17조에는 “음주운전 등과 관련한 행위로 5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선고되고 그 형이 확정된 지 3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협회는 이상민이 올해 8월까지 국가대표로 뛸 수 없는데도 2021년 9월 22세 이하(U-22) 대표팀에 선발하는 등 세 차례 연령별 대표팀에 부르는 규정 위반을 자초했다. 협회가 선수 선발 과정에서 징계 이력을 체계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이 없었던 게 원인으로 보인다.
실제로 협회는 “해당 선수는 2020년부터 K리그2(2부) 소속으로 뛰며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은 사실이 있다”면서 “K리그1이나 A대표팀 선수 등과 비교하면 리그 소식도, 선수 관련 정보도 상대적으로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기에 2021년 첫 선발 당시 해당 사실과 연관되어 관련 규정을 제대로 검토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협회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체계적인 검증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한국 축구의 아시안게임 경쟁력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사실이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이미 지난 15일 아시안게임 출전 선수 명단 접수를 마감했는데, 이상민 대체 선수를 받아줄지 의문이다. 아시안게임 규정에 따르면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부상과 의학적 소견에 따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변경이 불가능하다.
협회 관계자는 “해당 규정과 상관없는 협회 내부 규정에 따른 제외라 교체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라며 “일단 대한체육회를 통해 OCA에 문의해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OCA가 이상민의 대체 선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22명이 아닌 21명으로 싸워야 한다. 대표팀 에이스 이강인이 아직 파리 생제르맹 구단의 대회 참가 허락을 받지 못한 터라 선수 부족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커졌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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