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1시간 40분 전부터 신고했지만…경찰·소방·자치단체 대응 ‘엇박자’

송근섭 2023. 7. 18.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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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송 지하차도에 물이 들어차던 순간, 온 힘을 다해 위험을 알린 이분 덕에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손가락이 쓸리고 피가 맺히도록 이웃을 끌어올린 이분 역시 한 화물차 기사에 의해 구출되었다는 사실, 어제(17일) 전해드렸죠.

자신의 화물차 위로 올라가서 물살에 휩쓸리던 세 명의 목숨을 구해낸 또 다른 시민도 있었습니다.

하나같이, 더 구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는데 평범한 시민들이 손을 내민 그 순간 사고를 미리 경고하고, 막아내야 했던 행정 당국은 어디에서 뭘 하고 있었던 걸까요.

지금부터는 무엇이 문제였는지 하나하나 따져보겠습니다.

먼저 구멍난 재난 공동시스템의 문제입니다.

사고가 나기 1시간 40분 전부터 112, 119신고가 이어졌는데 경찰과 소방, 자치단체가 서로 엇박자를 내면서 다급한 시간만 허비했습니다.

송근섭 기자입니다.

[리포트]

충북 청주 오송의 지하차도 침수 사고 발생 1시간 40여 분 전인 오전 7시 4분쯤, 충북경찰청 112상황실로 신고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112 신고 내용/7월 15일 7시 4분/음성변조 : "(오송읍 주민들 대피하라고요? 왜요?) 제방이 넘치려고, 지금 막 넘치려고 하거든요."]

이어 오전 7시 58분에는 한층 다급해진 목소리로 두 번째 신고가 이뤄졌습니다.

["침수 우려가 있거든요. 오송도 그렇고 궁평 지하차도 차량 통제를 해야 할 것 같거든요."]

사고가 일어나기 40여 분 전입니다.

차량을 통제해 사고를 막기에는 충분한 시간입니다.

[112 신고자/음성변조 : "그렇게 했는데도 아쉬운 그런 상황이 뒤에 발생했더라고요."]

이때부터 경찰과 소방, 자치단체까지 재난 대응 기관은 계속 엇박자를 냈습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5~6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사고가 난 오송 궁평 제2 지하차도가 아니라, 궁평 1 지하차도에서 교통 통제를 했습니다.

충북소방본부도 오전 7시 51분쯤, 주민 신고를 받고 청주시청과 흥덕구청 당직실에 상황을 전파하기 위해 열 차례나 전화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경찰도 재난 무선통신망을 이용해 충청북도와 흥덕구청에 관련 내용을 전파했다고 주장했지만, 두 기관 모두 통신망 채널 혼선 등으로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다는 입장입니다.

[청주시 흥덕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충청북도에서 관리하는 차도까지 좀 위험하다고 여기에서 판단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재난 대응 기관들이 서로 엇박자를 내는 사이 궁평 2지하차도로 차들은 계속 들어갔고 8시 40분쯤부터 참변이 시작됐습니다.

국무조정실은 신고 이후 각 기관의 상황 전파와 대응이 적절했는지 감찰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근섭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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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근섭 기자 (sks8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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