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규제 강화, 산업 경쟁력 떨어트려” 미 반도체협회, 미 조치에 이례적 반대

김유진 기자 2023. 7. 18.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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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교란, 중 보복 촉발할 것”
수출통제 추가적 조치 자제 촉구
CEO·당국자 회동 결과에 ‘촉각’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추가 조치를 준비 중인 가운데 미 반도체산업협회(SIA)가 이에 대해 공개적인 반대 입장을 밝혔다.

SIA는 17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모호하며 때로는 일방적인 제한을 부과하기 위한 반복적 조치들은 미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약화하고 공급망을 교란할 우려가 있다”며 “이는 시장에 상당한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중국의 보복 조치 확대를 촉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SIA는 인텔, IBM, 퀄컴, 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등 글로벌 기업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미 반도체 업계 최대 단체다.

이날 SIA의 성명은 바이든 정부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를 저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으로까지 확대하려는 가운데 나왔다.

SIA는 바이든 행정부가 업계와 함께 수출통제 조치의 영향을 충분히 파악하기 전까지는 추가 조치를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IA는 “이미 시행되고 있는 (수출)제한 조치와 (앞으로 시행하려는) 잠재적인 제한 조치가 좁고 명확하게 규정됐는지, 일관되게 적용되고 있는지, 동맹국과 완전한 조율을 거쳤는지 등에 대해 업계 및 전문가와 광범위하게 협의, 평가하기 전까지 추가적인 제한 조치를 취하는 걸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SIA는 또 “미 정계 지도자들은 지난해 우리 업계의 세계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려 반도체지원법(CHIPS Act) 시행이라는 역사적인 조치를 취했다”면서 “이런 노력의 긍정적인 영향을 훼손하지 않으려면 업계가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인 중국에 대해 지속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SIA가 이례적으로 대중 수출통제 조치에 반기를 들면서 향후 바이든 행정부의 추가 제한 조치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SIA의 성명과 관련해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광범위한 여론 수렴, 동맹 및 파트너 국가·의회·업계 등과의 폭넓은 조율을 통해 올바른 규제를 만들고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반도체 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은 이날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과도 회동했다. 로이터통신은 인텔, 퀄컴, 엔비디아 등 반도체 기업 CEO들이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 레이얼 브레이너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등과 만나 반도체 수출규제 영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회동에서는 중국 시장 매출 의존도가 큰 반도체 기업들이 미 행정부의 반도체 규와 관련해 우려를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최근 방중한 블링컨 장관이 이날 면담에서 기업들의 입장을 직접 청취했다고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최근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규제에 보복 조치로 발표한 갈륨, 게르마늄 등 반도체 원료 광물의 수출제한 조치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밀러 대변인은 전했다.

워싱턴|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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