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실종자의 마지막 통화 “앞이 전혀 안 보인다”
[앵커]
어젯밤(17일) 발견된 오송 지하차도 사고 마지막 실종자의 빈소가 오늘(18일) 차려졌습니다.
희생자는 가족과의 마지막 통화에서 앞이 전혀 안 보인다며 도움을 청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안타까운 사연을 이유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마지막 실종자였던 62살 황 모 씨가 발견된 건 어젯밤 8시쯤, 사고 장소에서 200미터 떨어진 풀숲에서였습니다.
애타게 구조 소식을 기다리던 가족은 TV로 시신 발견 소식을 접해야 했습니다.
[오태욱/황 씨 남편 : "그 순간까지도 어딘가 우연히 있다가 살아서 오리라는 그런 생각을 했는데 안도감이 또 생기더라고요. 아, 장례를 치를 수 있구나."]
남편 오태욱 씨는 사고 당일 아침 8시 39분, 아내와의 마지막 통화가 계속 귓전에 맴돈다고 했습니다.
[오태욱/황 씨 남편 : "문이 안 열린다고 그러면서 앞이 전혀 안 보인다는 거예요. 캄캄하다는 거예요."]
다급한 대화가 10초 남짓 이어진 후, 전화에선 더이상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오태욱/황 씨 남편 : "나중에 CCTV 보니까 문을 박차고 나와서 상당 부분 걸어갔더라고요. 물속에서."]
5년 전 귀농한 후 매일 아침 7시쯤 택배회사로 출근해 선별 작업을 해온 황 씨.
심상치 않은 폭우가 걱정돼 집으로는 오지 말라고 한 남편 전화에 되려 일손을 놓고 귀가를 서둘렀던 걸로 전해졌습니다.
[오태욱/황 씨 남편 : "항상 웃는 사람이었죠. 항상 웃는 사람이고. 내가 남겨놓지 않고 뭘 남을 주기를 바랐고."]
착하게만 살아온 사람에게 왜 이런 일이 생긴 것인지, 모든 것이 답답할 뿐입니다.
[오태욱/황 씨 남편 : "사후약방문이라고 그렇게 할 것이 아니라 사후에 일이 없도록 하나씩 하나씩 챙겨가면서…"]
오늘 청주의 장례식장에선 먼저 발견된 희생자 8명의 발인이 가족과 동료, 친구들의 눈물 속에 치러졌습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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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민 기자 (toyo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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