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 계약서' 작성해 깡통주택 280채 유통…포르쉐 몰며 300억대 챙겨

[뉴스리뷰]

[앵커]

서울과 수도권에 있는 오피스텔과 빌라를 이른바 '깡통주택'으로 만든 뒤 전세 사기를 친 일당이 덜미를 잡혔습니다.

이들은 시세를 부풀려 전세보증금을 비싸게 받는 일명 '업 계약서'를 만들어 차익을 나눠 가지며 고급 승용차를 구매하는 등 호화 생활을 누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보도에 고휘훈 기자입니다.

[기자]

넓은 공간에 사무용 데스크와 의자 등이 가득 차 있지만 사람은 보이지 않습니다.

<현장음> "여기 사무실은 언제부터 (운영) 했지?"

무등록 컨설팅업체 A조직은 2021년부터 이듬해까지 이곳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서울과 수도권에 있는 빌라나 오피스텔을 찾아다녔습니다.

실제 매도자들에겐 빨리 팔아줄 테니 실거래가보다 30% 이상 높은 매매계약서, 소위 '업 계약서'를 써달라는 조건을 달았습니다.

일당은 허위매수인을 내세워 매물을 구입하도록 한 뒤 동시에 세입자를 찾았습니다.

<서진석 / 울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수사관> "2020년 말에서 2021년 초까지는 거래가 거의 절벽이었습니다. 집을 팔거나 사려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조금 (가격이) 높더라도 전세 세입자 입장에선 들어가야겠구나…"

가령 2억 원짜리 빌라를 세입자에겐 보증금 2억5천만 원을 받아 건물 매도인에게 2억원을 주고, 5천만 원을 중간에 챙기는 겁니다.

빌라나 오피스텔의 경우 시세 파악이 힘들어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전세 보증금반환보증보험 가입 때 감정평가사의 평가액을 활용한다는 허점을 노리고, 감정평가사와 시세를 조작하기도 했습니다.

일당은 이러한 방식으로 2021년 1월부터 작년 10월까지 280여채의 빌라·오피스텔을 매입하고 세입자를 찾아 돈을 챙기는 등 310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습니다.

범죄 수익금은 포르쉐를 사거나 제트스키를 타는 데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피해자는 120명으로, 이 중 27명은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경찰은 범죄를 주도한 7명을 포함해 허위매수인 등 91명을 입건하고 이 중 20명을 구속했습니다.

또 사건에 개입한 감정평가사 2명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고휘훈입니다. (take5@yna.co.kr)

#전세사기 #깡통주택 #업계약서 #전세보증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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