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부풀린 '업 계약서'로 전세 사기...310억 원 챙겨
'집 팔아주겠다'며 '업(UP) 계약서' 작성 제안
뻥튀기한 주택 가격으로 전세금 받아 차액 챙겨
[앵커]
수도권에서 빌라와 오피스텔 280채를 이용해 전세 사기 행각을 벌인 조직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이들이 챙긴 돈이 300억 원이 넘는데, 전세 공급이 크게 부족한 시기를 교묘하게 파고든 거로 드러났습니다.
차상은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김포에 있는 부동산 컨설팅 사무실.
전세 사기 혐의를 포착한 경찰이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사무실은 텅 비어 있습니다.
수사 낌새를 눈치채고, 사무실 운영을 중단해버린 겁니다.
이곳 총책 20대 A 씨는 지난 2021년부터 약 2년 동안 조직원들과 함께 전세 사기 행각을 벌였습니다.
오피스텔이나 빌라 주인에게 접근해 시세보다 30% 정도 비싼 가격에 거래한 것처럼 '업 계약서'를 작성하게 하고, 자신들이 내세운 매수인에게 팔게 했습니다.
전세 임차인에게서는 뻥튀기한 주택가격대로 보증금을 받아 원래 시세만큼만 집주인에게 주고, 나머지는 자신들이 챙겼습니다.
부동산 규제로 주택 거래가 쉽지 않고, 수도권에서 전세 수요보다 공급이 크게 부족했던 상황을 이용한 겁니다.
[서진석 / 울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수사관 : (집을) 팔거나 사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세 세입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전세 들어갈 곳이 없는 거예요. 조금 높다고 하더라도 세입자 입장에서는 들어가야겠구나….]
계약 기간이 끝난 세입자에게는 보증금도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빌라와 오피스텔 280채를 이용해 이들이 챙긴 돈은 310억 원에 달합니다.
사기 조직원들은 고가의 수입차를 타고 다니며 호화 생활을 한 거로 드러났습니다.
전세 세입자 가운데 27명은 전세 보증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돈을 그대로 떼일 처지에 놓였고, 주택도시보증공사도 피해를 봤습니다.
적발된 사기 조직원 91명 가운데 20명이 구속됐고, 이 가운데 총책 A 씨 등 7명은 범죄집단 조직 혐의까지 추가됐습니다.
주택 시세를 뻥튀기하는 데 동원된 감정평가사와 공인중개사, 그리고 범행에 이용된 주택으로 대출 사기까지 벌인 조직폭력배도 함께 입건됐습니다.
경찰은 범행에 가담한 수도권 지역 공인중개사와 감정평가사가 더 있는 거로 보고 수사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YTN 차상은입니다.
YTN 차상은 (chas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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