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극복이 우선…전국 지자체들 “지역 축제, 올여름은 쉬어갑니다”
충청·경북 등 전국 각지에서 집중호우와 산사태로 인한 인명 피해가 이어지자 기초자치단체들이 개최할 예정이던 여름 축제 등을 잇달아 취소하고 있다.
충북 옥천군은 수해 극복과 수재민 위로를 위해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개최할 예정이던 ‘제15회 향수옥천 포도·복숭아 축제’를 전면 취소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향수옥천 포도·복숭아 축제’는 매년 5만여명이 방문하는 옥천지역의 대표 축제다. 지난해 축제 당시 포도·복숭아 판매액만 4억7000만원에 달했었다.
황규철 옥천군수는 “폭우로 인명과 재산 피해를 본 수재민을 위로하고, 수해 극복에 힘을 모으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돼 관계부서 회의를 열어 축제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황 군수는 이어 “대신 소비자 직거래나 온라인 행사 등을 통해 포도와 복숭아 판매를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했다.
영덕황금은어축제 추진위원회는 28일부터 30일까지 영덕읍 오십천 일원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영덕황금은어축제’를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영주시는 오는 29일부터 8월6일까지 9일간 열 예정이던 ‘2023 영주 시원(ONE)축제’를 취소했다.
대구 달성군도 오는 23일 사문진 상설 야외공연장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달성 파크뮤직콘서트’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1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예천군은 오는 21일까지 폭우와 산사태로 숨진 주민들을 애도하는 기간을 갖는다. 예천군은 이 기간에 공무원들이 근조 리본을 착용할 수 있도록 각 읍·면사무소에 근조 리본 1100개를 배포했다.
집중호우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본 충청·경북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각종 축제와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경남 거제시는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개최 예정이던 ‘2023 거제 바다로 세계로’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강원 영월군도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개최 예정이던 ‘2023 동강 뗏목 축제’를 취소하기로 했다. 1865년 경복궁 중건용 목재를 남한강 물길을 따라 서울로 운반하기 시작하면서 동강 일대에서 뗏목이 자주 이용됐다. 영월군은 뗏목과 관련된 삶의 애환을 재현하고, 동강에 관한 관심을 부각시키기 위해 1997년부터 동강 뗏목 축제를 개최해 왔다.
최명서 영월군수는 “수재민들의 아픔을 고려해 축제를 취소하기로 했다”며 “당분간 피해 복구와 재해 예방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재난 앞 대통령의 ‘공감 부족’…여야 막론한 쓴소리 빗발
- ‘4대강’ ‘태양광’ 남 탓 여론전…정책 물길 되돌리는 여당
- “오송 참사,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정의당, 행안부·충북도 등 ‘책임론’
- ‘폭설 무능’ 남 탓했던 청주시, 안이한 수해 대응엔 ‘침묵’
- 호우 사망·실종 50명, 도로 유실·파손 60곳…가축 69만마리 폐사
- 1천억 쏟은 기상관측장비 놀리고…‘복붙’ 재난문자만 남발
- 예천 산사태 매몰자 1명 발견…장대비에 수색 애먹어
- 축구장 2만개 넓이 논밭이 ‘물바다’…평야라 물도 더디 빠져
- ‘오송’ 눈물의 발인식…유족들 “인재”
- 윤 대통령 “카르텔 보조금 없애 수해 복구 투입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