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10분 전 첫 대피 재난문자…“우리 마을에 날 줄 몰랐어요”
[앵커]
경북 지역에서 인명 피해가 커진 건 보신 것처럼 산사태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천 주민들은 새벽 시간, 산사태 10분 전에야 대피하라는 재난문자를 받았습니다.
신주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북 예천 곳곳에서 잇따라 산사태가 나기 하루 전인 지난 14일.
경북 예천군은 14일 오후 12시 50분쯤 산사태주의보를, 다음날인 15일 새벽 12시 50분쯤에는 경보로 상향 발령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에게 산사태 긴급 재난 문자를 보낸 건 한 시간 뒤인 새벽 1시 47분.
그리고 10여 분 뒤, 산비탈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집을 덮치기 시작했습니다.
[황홍섭/경북 예천군 감천면 : "(평소) 물이 많이 안 내려와요. (산사태) 나도 물 좀 내려오는 정도겠지... 우리(마을) 쪽은... 그래서 처음에 '쿠쿵~'해도 천둥인 줄 알았죠. 비가 오니까."]
주민들은 경북 예천군이 재난문자를 보내기 훨씬 이전부터 산사태 징후를 느꼈다고 말합니다.
[진봉식/경북 예천군 감천면 : "(최근) 비가 좀 왔다 그러면, 전과 다른 건 돌 굴러가는 소리가 요란하게 났어요."]
산림청이 산사태 예측 정보를 통보하면 자치단체장은 위험 예보를 발령하고, 주민 대피에 나서야 합니다.
하지만 경북 예천군은 산사태 주의보를 발령한 뒤 12시간이 지나도록 사전 대피는커녕 산사태 위기를 알리는 재난 문자도 발송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경북 예천에서 산사태가 난 4곳 모두 산사태 취약 지역으로 지정돼있지 않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도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김석우/강원대 산림자원학과 교수 : "우리나라는 언제 어디서든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비가 많이 왔을 땐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란 생각을 갖고 우선적으로 대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전문가들은 국지성 폭우 탓에 산사태 예측이 어려워지는 만큼, 안전 취약 계층의 사전 대피를 강화하는 등 위기대응 체계를 손질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신주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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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현 기자 (shinjou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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