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로비스트' 200억 요구…절반은 이재명·정진상 몫으로 이해""(종합)
"'李친분 이용' 알선대가로 77억원·함바식당 운영권 건네"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을 대가로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에게 현금 200억원을 요구했고 그중 절반은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주려 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김 전 대표는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의 핵심 로비스트로 지목된 인물이다.
정 대표는 1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판사 김옥곤) 심리로 진행된 김 전 대표 재판에 첫 증인으로 출석해 "'김 전 대표가 백현동 사업 초기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관련해 (자신에게) 200억원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사업지냐'라고 물은 것이 맞느냐"는 검찰 질문에 동의했다. 이어 "김 전 대표가 50%는 본인, 나머지 50%는 두 사람에게 갈 거라고 증인에게 말한 것이 맞느냐"고 묻자 "네, 맞다"고 답했다.
정 대표는 김 전 대표가 지칭힌 '두 사람'에 대해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이라고 생각했다"며 "김 전 대표가 직접 두 사람 이름을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성남시에서 두 사람밖에 없으며 제 눈에는 그렇게 비쳤고 그렇게 들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김 전 대표가 평소 이 대표와 정 전 실장과 두터운 친분을 과시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김 전 대표가 정 전 실장을 '진상이'라고 불렀다"며 "이 대표는 이름 대신 '이 시장' 혹은 '2층'이라고 불렀다"고 증언했다. 또 "김 전 대표가 '민주당에 말해서 이 대표를 성남시장 자리에 앉혔다', '정 전 실장을 이 대표 변호사 시절 이 대표 사무실에 취직시켜 줬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 증언에 따르면 김 전 대표가 요구한 현금 200억원 지급 방안을 놓고 정 대표와 김 전 대표 사이에 갈등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가 가능한 한 빨리 현금 200억원을 받기를 원하자 정 대표는 현금화는 개발사업이 끝날 때까지 어려우니 '주식배당' 혹은 '소송'을 통한 지급 방법을 제안했다. 주식 배당 비율을 놓고 김 전 대표와 정 대표는 처음에 각 50%와 10%를 제안했고 논의 끝에 25%로 합의해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정 대표는 밝혔다.
그는 "김 전 대표가 지분 협의 과정에서 '이거 나 혼자 먹는 거 아닌 거 알잖아'라고도 했기 때문에 '이게 이 대표·정 전 실장과 수익을 나눠가지려고 하는 거구나'라고 생각했다"고도 했다.
검찰이 "김 전 대표가 이 대표, 정 전 실장과 친밀한 관계임을 알고 접근하고, 성남시로부터 사업 추진에 방해되는 요소를 제거해 주길 바라며 그 대가를 지불했느냐"는 질문에도 정 대표는 맞다고 인정했다.
이는 김 전 대표에게 이 대표, 정 전 실장과의 관계를 이용해 백현동 개발 사업 관련 인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알선 대가를 건넸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김 전 대표는 2015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백현동 개발 사업 인허가 알선 등의 대가로 정 대표로부터 현금 77억원과 5억원 상당의 함바식당 사업권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재판 말미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개발 사업 관련 전문성이 없다'는 정 대표의 증언에 반박했다. 정 대표는 "김 전 대표는 성남시에서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지, 사업 전문성은 없어 동업자로 함께 할수 있는 사람은 아니다"라고 증언한 바 있다. 김 전 대표는 '백현동 사업 관련해 어느 부분을 조언해 줬냐'는 재판부 질문에 부지 용도변경 관련 부분을 설명하며 "정 대표는 성남시 기본계획, 경기도 종합계획에 대한 이해를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정 대표의 증인 신문은 8시간30분간 진행했으나 마무리되지 못 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6일 신문을 이어서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정 대표는 특정경제가중처벌법위반(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돼 내달 11일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 그는 백현동 사업에서 배당받은 700여억원 중 480억 원을 페이퍼컴퍼니를 끼워 넣고 공사대금을 과다 지급하는 방법으로 횡령해 사적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또 조경업체에 일감을 준 대가로 2억원 상당 뒷돈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도 있다.
백현동 개발 사업 의혹은 부동산 개발회사 아시아디벨로퍼가 2015년 한국식품연구원의 성남시 백현동 부지를 매입해 아파트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이 대표 측근인 김 전 대표를 영입해 성남시로부터 용도변경(임대→민간분양)과 용도지역 4단계 상향(자연녹지→준주거지역) 등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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