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식사 무료”… 실종자 수색 힘 보태는 예천 상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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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경북 예천군 예천읍 남본리의 카페 출입문에 이 같은 안내문이 붙여졌다.
지난 15일 예천군에서 집중호우로 대규모 실종자가 발생했고, 수색에 구슬땀을 흘리는 구조 당국을 조금이나마 돕고자 커피 무료 제공을 결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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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소방·경찰·공무원분들께 아메리카노 무상 제공합니다. 휴식이 필요하실 때 들려주세요.’
18일 경북 예천군 예천읍 남본리의 카페 출입문에 이 같은 안내문이 붙여졌다. 집중호우에 따른 실종자 수색작업에 구슬땀을 흘리는 구조 당국에 커피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카페다.
카페 운영자인 김소현(32)씨는 “나고 자란 고향에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실종자들을 찾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며 “아르바이트생들이 오전에는 구조 현장에 나갔다가 오후에 일하러 오는 모습을 보고 무료로 커피를 제공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드릴 게 이것뿐이라 미안하다”면서 “나가서 직접 돕고 싶지만 생업 때문에 막상 할 수 있게 커피 제공밖에 없다”며 말끝을 흐렸다. 김씨는 현재까지 십수명의 구조 당국 관계자가 카페를 찾아 커피를 손에 쥐어 줬다고 했다.
예천군의 착한 가게는 이뿐만이 아니다. 호명면 산합리의 일식집도 구조 당국 관계자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이 가게 점주 유환길(32)씨는 “이재민이 발생한 마을을 지나다 장맛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실종자 수색에 여념이 없는 수색 당국 관계자들을 보고 고마움을 느꼈다”고 했다.
유씨의 가게에는 ‘수해 현장에서 구슬땀 흘리는 소방·군·경찰 관계자분들에게 초밥 세트를 드린다’라는 글이 적혔다. 그는 “한동안 식사를 계속 제공할 예정”이라며 “신도시에 거주하는 구조 당국 관계자분들은 편히 들려서 부담 없이 초밥을 받아 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호명면 산합리의 고깃집 역시 구조 당국 관계자들에게 고기 2인분을 무료로 주고 있다. 점주 박동석(40대)씨는 “아직 남은 실종자가 많다고 들었다”면서 “진흙밭에서 하루 종일 고생했을 구조 관계자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실종된 모든 분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재민을 향한 따뜻한 도움의 손길도 잇따르고 있다. 경북 지역 여성단체협의회와 부녀회, 새마을회, 청년회 등 20여개 민간 단체 소속 자원봉사자 200여명이 봉사활동에 나섰다. 이들은 집중호우 피해 가구를 찾아 젖은 가구를 밖으로 꺼내고 토사 제거를 도왔다. 적십자 회원과 개인 봉사자 등은 식사 봉사를 했다. 예천군 사회복지과에는 현재 하루 200통이 넘는 자원봉사 문의 전화가 걸려 오고 있다고 한다.
현재 호우로 인한 경북의 인명 피해는 사망 22명, 실종 5명, 부상 17명이다. 예천군은 오는 21일까지를 지역에서 집중 호우로 사망한 주민들에 대한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다.
이 기간에 각 읍·면사무소 공무원들은 근조 리본을 착용해 애도를 표현한다. 실종자 수색과 피해 현장 복구가 모두 완료될 때까지 군 단위 축제도 전면 중단했다.
예천=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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