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영국 불법 이주민 대응 법안에 “국제법 위반” 비판

유엔은 법제화를 앞둔 영국의 불법 이주민 대응 법안이 국제법에 위배된다고 비판했습니다.

현지 시각 18일 AFP 통신에 따르면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와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 대표는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 법안은 불법적인 경로로 영국에 들어온 이주민을 가능한 한 빨리 고국이나 제3국으로 추방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영국에서 난민 지위를 신청할 수 없으며, 추방된 후에는 영국 입국이 영구 금지됩니다.

영불해협을 작은 보트를 타고 건너오는 불법 이주민이 급증하자 난민 신청 절차 등 이들이 영국에 체류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사실상 없애 무분별한 이주민 유입을 막아보겠다는 취지입니다.

이 법안은 현재 의회를 통과해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서명만을 남겨두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습니다.

투르크·그란디 최고 대표는 “이 법안이 국제 인권 및 난민법에 따른 국가의 의무와 상충하며 국제적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이 새로운 법안은 수많은 난민을 보호해온 법적 체계를 크게 약화해 난민들이 국제법 위반에 따른 심각한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1951년 체결된 난민 협약에 따라 난민들은 생명과 자유가 위협받는 곳으로 추방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두 사람은 지적했습니다. 난민 협약은 영국도 서명한 국제법입니다.

투르크 최고 대표는 “영국 정부가 이 법을 뒤집고 모든 이주민, 난민, 망명 신청자의 권리가 차별 없이 존중, 보호, 이행되도록 보장함으로써 인권에 대한 약속을 새롭게 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영불해협을 불법으로 건너온 이주민은 4만 5천755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올해에는 지금까지 1만 2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규모입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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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중 기자 (baikal@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