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김혜수·염정아"…'밀수' 류승완 감독, 정신 차리고 만든 여성 서사 액션(종합)[현장의 재구성]
[OSEN=김보라 기자] “하필이면 코로나 시기에 두 편을 개봉하게 됐다. 극장에서 봐야 할 이유에 대해 며칠 동안 생각을 해봤는데 제작자가 잘 만드는 게 중요한 거 같다.”
류승완 감독은 18일 오후 서울 이촌동 용산 CGV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밀수‘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제가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꾸고 현장 막내 일부터 하던, 언저리에 있던 시기부터 지금까지 영화계가 어렵지 않았던 적은 없었다”라고 올여름 극장 개봉을 앞둔 심경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오는 26일 극장 개봉하는 ‘밀수‘(감독 류승완, 제작 외유내강, 제공배급 NEW)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 범죄 활극.
이날 조춘자 역의 김혜수, 엄진숙 역의 염정아, 권 상사 역의 조인성, 장도리 역의 박정민, 밀수사냥꾼 이장춘 역의 김종수, 정보통 고옥분 역의 고민시 등 배우들과 연출을 맡은 류승완 감독이 기자회견에 참석해 영화에 관한 얘기를 전했다.
‘밀수’는 올 여름 개봉하는 유일무이 여성 중심 액션 영화로, 주인공을 맡은 김혜수와 염정아의 수중 액션과 그들이 맡은 해녀 캐릭터 서사가 중심을 이룬다.
이에 조춘자 역의 김혜수는 “저를 보완해 줄 수 있는 염정아라는 파트너를 만나서 좋았다”며 “‘밀수’가 여성 중심의 영화라고만 생각하지 않았고 이 영화가 가진 재미에 충실하고 싶었다. (여성들이 중심을 이룸에도) 무겁지 않은 상업영화라서 좋았다”고 강조했다.
해녀들의 리더 엄진숙을 연기한 염정아는 “김혜수 언니와 함께 하는 순간이 다 좋았다. 현장에서 선배가 항상 ‘좋았다’고 해주시더라. 어쩜 이렇게 좋은 선배가 있나 싶다. 그래서 저도 이런 선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류승완 감독은 먹고 살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하는 해녀들의 삶을 다룬 이유에 대해 “제가 예전에 읽었던 단편집에 ‘1970년대 부산의 여성들이 밀수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꽤 오래 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다”며 “그러다 저희 제작사 부사장이 ‘시동’이라는 작품을 하면서 군산에 내려갔던 적이 있었다. 그곳에서 실제로 1970~80년대 벌어졌던 밀수 사건을 접했고 이 영화를 개발하게 됐다”고 작품의 시작을 떠올렸다.
시대상을 살리기 위해 70년대 홍콩영화 속 패션과 당대 할리우드 스타들의 패션을 떠올렸다는 류 감독은 “어릴 때 봤던 게 저의 환상으로 남아있었다. 그것을 재연하고 싶었다”며 “공간을 재현하는 건 세트를 활용하면서 디테일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배우들과 의상, 헤어스타일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신경을 썼다. 특히 김혜수 선배가 많은 도움을 주셨다. 밤 12시가 넘어도 자신이 직접 찾은 사진을 보내주시더라. 영화를 보면 김혜수 선배가 찾아준 스타일이 많다. 이런 건 저 혼자 절대 못한다”고 배우들과 의상・분장팀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그는 수중 액션에 대해 “저는 ‘밀수’ 연출을 통해 수중 액션을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에 하고 싶었다. (물 안에서의 중력으로) 수평의 움직임만이 아닌 상하좌우까지 동선을 크게 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밀수'가 여성 서사 영화이기 때문에 남성들의 액션보다, 조금 더 처절함이 담길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이날 그는 “해녀가 유리한 물 속에서 액션을 벌이면 조금 더 경쾌한 장면이 나올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 생각과 액션감독님, 촬영감독님 덕분에 많은 아이디어가 탄생하게 됐다”고 확신했다.
올여름 텐트폴 영화로 ‘밀수’를 포함해 6편이 경쟁한다. 이에 류 감독은 “매년 경기가 어렵듯, 영화계도 그렇다”고 말하며 “이런 위기 속에서 영화인들이 더 정신을 차리고 임해야 한다. 한국영화가 산업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건 ‘쉬리’라는 영화 덕분이었다. 그때는 IMF로 어려웠는데, 지금도 위기 속에서 정신을 차리고 영화를 잘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기본을 충실하게 고민하면 답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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