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가격표 붙은 멀쩡한 것도…산더미처럼 쌓인 '버려진 옷'
유행이 지나거나, 싫증이 나서 무심코 버리는 옷들이 기후에 악영향을 줍니다. 불필요하게 더 만들어진 옷들이 많이 버려지면서 그만큼 탄소 배출도 많아지기 때문이죠. 오늘(18일) 밀착카메라는 버려진 옷이 산더미처럼 쌓인 현장에 가봤습니다.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아프리카 가나의 수도, 아크라입니다.
마을은 말 그대로 '옷 무덤'입니다.
소들이 풀 대신 옷으로 배를 채우고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리켓/환경운동가 : 이것은 브랜드의 문제입니다. 많은 브랜드가 최대 40%까지 과잉 생산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수출한 헌옷의 일부일 뿐입니다.
우리나라도 해외로 보냅니다.
경기 파주의 한 의류수출업체입니다.
이른바 옷산이라고 부르는 이곳 창고엔 매일 50여톤의 옷들이 들어옵니다.
전국 150여곳의 의류재활용수출업체 중 옷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입니다.
[송연희/의류재활용수출업체 대표 : 크기가 안 맞는다든지 유행이 지났다든지 입지도 않은 옷을 버리기도 하거든요. 많이 들어올 때는 (하루) 100톤도 들어오기도 하는데…]
가격표가 그대로 붙은 옷도 있습니다.
버려진 옷을 직접 확인해보니 한번도 입지 않은 새옷입니다.
누군가 샀다가 그대로 버린 걸로 보입니다.
[최경희/의류재활용수출업체 직원 : 그냥 무의식적으로 버리는 것. 이게 문제에요. {가장 비싼 옷은…} 20만원, 30만원. 티셔츠 한 장에.]
이렇게 전국에서 모이는 헌옷은 1년에 30만톤이 넘습니다.
일일이 눈으로 보고 손으로 가려냅니다.
[송연희/의류재활용수출업체 대표 : 기름이 묻었다든가 피가 묻었다든가 이런 옷들은 재활용이 어렵고. 신발 같은 경우는 짝이 안 맞는 경우엔 재활용이 안 돼요.]
이렇게 분류한 뒤 90%는 해외로 보냅니다.
2%는 국내 중고매장으로 나머지 8%는 대부분 태워집니다.
한 옷에 여러 재질이 있어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홍수열/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 가장 간편하면서 가장 많은 양을 처리하고 있는 방법이 태우는 거예요. 비행기가 날아다니면서 배출되는 총 탄소의 양보다 의류 산업에서 배출되는 탄소의 양이 훨씬 많다.]
불필요하게 많이 만들면서도 탄소가 나오는데, 처리할 때도 마찬가지인 겁니다.
해외로 수출됐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배재근/서울과학기술대 환경공학과 교수 : 저개발 국가엔 소각장이 없어요. 그러다 보니 매립이 되고 있고. 분해가 안 되면서 미세플라스틱화되는 나쁜 영향을 줄 수가 있죠.]
이제는 의류 생산도, 소비도 습관을 바꿔야 할 때입니다.
[홍수열/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 빨리 입고 빨리 배출하게 되면 의류 쓰레기 발생량이 증가하게 되는 거니까 민폐 덩어리죠.]
의류 산업은 기후위기의 주범으로 불리는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10%를 차지합니다.
많이 만들고 빠르게 버려지는 옷에 대해 고민해봐야 할 때입니다.
(화면출처 : 유튜브 'ABC News In-depth')
(작가 : 강은혜 / VJ : 김원섭 / 영상디자인 : 신하경 / 인턴기자 : 김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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