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핵협의그룹 출범…“미 전략핵잠수함, 한국에 있다”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워싱턴 선언’ 합의 3개월여 만
1년에 4번 개최…‘한·미·일 vs 북·중·러’ 더 선명해져
북한 핵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협의체인 한·미 핵협의그룹(NCG)이 18일 공식 출범했다. 양국 정상이 지난 4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워싱턴 선언’을 통해 NCG 창설에 합의한 지 3개월여 만이다. 또 다른 합의 사항이었던 미국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SSBN)이 한국에 기항 중이라는 사실도 이날 공개됐다. 한·미가 대북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과 커트 캠벨 미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 케라 애버크롬비 NSC 국방·군축 정책 조정관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NCG 출범 회의 직후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북한의 어떠한 핵공격도 북한 정권의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고 했다. 양국 대표단은 공동언론발표문에서 “이번 NCG 출범 회의는 미국의 핵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역량에 의해 뒷받침되는 확장억제를 한국에 제공한다는 공약을 재확인하고 강화하는 기회를 미측에 부여했다”며 “한·미 양국은 한국에 대한 어떠한 핵공격도 즉각적, 압도적, 결정적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 “한반도상 핵 억제·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업무체계를 확립했다”고 했다.
김 차장은 “양국 확장억제는 NCG를 통해 한국과 미국이 함께 협의하여 결정하고 함께 행동에 나설 수 있는 일체형 확장억제 체제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NCG는 1년에 4번 분기별로 개최되며, 고위급(차관보급) 회의와 실무급 회의가 번갈아 열린다. 다음 실무급 회의는 8월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김 차장은 전했다. 고위급 회의는 연말 미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북한을 향한 경고 수위는 오하이오급 SSBN 켄터키함(SSBN-73)의 부산항 기항 사실을 공개하는 것으로 정점을 찍었다. 캠벨 조정관은 “분명한 의지와 공약을 가시적으로 시연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SSBN의 기항은 1981년 이후 42년 만이다.
NCG와 SSBN을 ‘핵 전쟁 연습’이라고 비난해온 북한이 고강도 군사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전날 밤 담화를 통해 “미국은 확장억제 체제를 더욱 강화할수록, 위협적인 실체인 군사동맹 체제를 과도하게 확장할수록 우리를 저들이 바라는 회담탁으로부터 더욱 멀어지게 만들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NCG를 계기로 동북아에서 한·미·일 대 북·중·러 전선은 한층 선명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궁극적인 목적은 NCG를 통해 북한을 넘어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것에 있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한국 안보가 빠른 속도로 편입되고 있는 것이다. 한·미 안보 초밀착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쳐온 중국과 러시아는 동해 공해상에서 해·공군 합동훈련을 예고했고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중국 해군 함정 5척이 대한해협을 통과했다.
유설희·유새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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