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대신 볶고 튀기고... 학교 ‘급식 로봇’ 뜬다
학교 급식실에서 사람 대신 음식을 볶고 튀기는 ‘급식 로봇’이 오는 2학기 서울 시내 중학교에 전국 최초로 도입된다.
서울교육청은 18일 “2학기에 서울 성북구 숭곡중학교 조리실에 급식 로봇 4대를 전국 최초로 시범 도입한다”고 밝혔다. 도입되는 로봇은 볶음용 2대, 국탕과 튀김용 각 1대씩 총 4대다. 이 로봇은 팔이 달려 있어서 메뉴에 맞춰 사람이 재료를 투하하면 음식을 볶거나 튀기거나 국을 저어주는 역할을 한다.
서울교육청은 지난 5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대규모 로봇 융합모델 시범사업’에서 ‘푸드테크 대량조리분야’ 지원 과제에 응모했다. 로봇 기업인 한국로보틱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와 컨소시엄으로 참여, 시도교육청 중 최초로 선정돼 예산 10억원을 지원받았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로봇이 만들기 적합한 메뉴를 개발한다. 조리 인력이 필요한 학교 가운데 급식 로봇을 설치할 공간이 있는 숭곡중이 시범 도입 학교로 낙점됐다. 서울교육청은 숭곡중에서 시범 사업 이후 효과가 좋으면 다른 학교에도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서울교육청은 학교 조리 종사자 부족으로 기존 인력들의 업무 부담이 커지자 급식 로봇 도입 계획을 세웠다. 현재 서울 시내 학교에서 근무하는 급식 종사원은 4744명으로, 274명이 부족한 상황이다. 다른 교육청들도 학교 급식 종사원들이 격무 등을 이유로 모집이 잘 안 돼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교육청 김진효 체육건강문화예술과장은 “조리 종사자들이 호소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장시간 환기가 잘 안 되는 조리실에 머무르다 보니 폐질환 우려가 있다는 점과 수백명분의 음식을 만드느라 손목에 큰 부담이 간다는 것”이라면서 “사람 대신 그런 업무를 할 수 있는 급식 로봇을 도입한다면 여러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교육청은 지난 3월엔 조리사가 부족한 학교 33곳을 대상으로 전문 업체가 식판을 세척해주는 렌털·세척 사업을 도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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