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떠나는 사우디·중국 자금…미국·노르웨이는 더 사들였다
18일 한국거래소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나라별 매매 동향을 집계한 결과 이달 들어 14일까지 미국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317억원을 순매수했다. 조사 국가 가운데 가장 큰 금액이다. 미국이 코스피에서 순매수로 전환한 것은 지난달(896억원)부터다. 지난 1월 1조962억원을 순매수해 한국 비중을 대폭 늘린 미국은 이후 2월부터 5월까지는 무려 2조1610억원을 순매도했다. 한국 주식을 팔아치우던 미국에서 최근 다시 강한 매수세가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규모가 큰 미국의 투자은행과 연기금 등이 국내 주식의 상승 여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증권가에서 평가하는 하반기 증시 전망도 낙관적인 편이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유로존의 기준금리 차이 축소와 전세계 경기사이클의 회복에 따라 하반기 달러 약세 현상이 뚜렷해질 전망”이라며 “수출 지표 개선과 함께 외국인 수급에 힘입어 하반기 코스피가 2850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르웨이와 싱가포르 등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코스피 비중 확대가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국부펀드 자금으로 분류되는 이들 국가는 중장기 투자 성격이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노르웨이와 싱가포르는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 각각 1589억원, 1153억원 순매수를 기록해 미국 다음으로 2위와 3위에 올랐다. 연간으로 보면 노르웨이가 1조9400억원을, 싱가포르가 6177억원을 사들였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노르웨이나 싱가포르 국부펀드는 정보기술(IT)와 바이오 등 성장 산업 투자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 기업 가운데 이들 기관의 투자 방향에 적합한 기업들이 많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자금은 이탈하는 흐름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올 들어 코스피에서 7781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달 3836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이달에도 89억원을 팔며 꾸준히 국내 주식을 팔고 있다. 패시브 비중이 높은 중동 자금 특성상 포트폴리오에서 한국 시장을 줄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우디의 경우 미국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최근 서방 국가들과 밀착하는 한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축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 증시에서 중국의 존재감이 줄어든 점도 특징이다. 중화인민공화국은 올 들어 코스피에서 808억원을 순매도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과거 2017~2020년까지는 중국이 한국에게 주요 투자국이었는데 최근 3년간은 한국 주식을 팔면서 상황이 바뀌었다”며 “중국 내 자금이 싱가포르 등 다른 국가로 이동하면서 전체 투자 규모가 줄어든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코스피에서 가장 큰 순매도 규모를 기록한 국가는 영국으로 2287억원을 팔았다. 다만 지난 5~6월엔 영국이 각각 6314억원, 1744억원을 순매수해 코스피를 가장 많이 산 국가에 올랐던 만큼 이들의 매매가 특정한 방향성을 지닌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영국 자금은 단기 이익이 목적인 헤지펀드나 고액 자산가들을 전담하는 패밀리오피스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또한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자금이 룩셈부르크와 아일랜드 등으로 이동하자 투자 규모가 과거와 비교해 줄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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