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만나려면 굶어 죽어야"···케냐 사이비 종교 '집단 아사' 400명 넘겨

“예수를 만나려면 굶어 죽어라”는 사이비 종교의 강요로 숨진 이들이 발견된 케냐 샤카홀라숲. 사진=AFP연합뉴스

[서울경제]

“예수를 만나려면 굶어 죽어라”는 사이비 종교 지도자의 강요에 의해 케냐에서 목숨을 잃은 신도가 400명을 넘겼다.

17일(현지시간) 케냐 일간 더스탠더드에 따르면 이날 지방 도시 말린디의 '기쁜소식 국제교회' 인근 샤카홀라 숲에서 12구의 시신이 추가로 발견돼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는 403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고위 관리는 "수사관들이 지난 4월 13일 첫 시신을 발견한 뒤 숲에서 매일 새로운 무덤이 발견되고 있어 희생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현지 적십자에 신고된 실종자는 613명에 달한다. 당국은 시신 발굴 작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피해자들의 부검 결과 주요 사망 원인은 굶주림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를 포함한 일부 시신에서는 구타 또는 목이 졸려 질식사한 흔적도 발견됐다.

한편 '기쁜소식 국제교회'의 교주 폴 은텡게 맥켄지(50)는 "예수를 만나기 위해선 굶어야 한다"는 교리로 신도들을 세뇌시켜 사망하게 한 뒤 숨진 시신들의 장기를 적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택시 운전자 출신으로 알려진 맥켄지는 4월 중순부터 신도들을 강제로 아사하게 한 혐의로 경찰에 구금돼 조사를 받고 있다.

신도들은 맥켄지의 교리에 따라 숲속에서 짧게는 수일, 길게는 수개월 동안 금식 기도를 하다가 아사까지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장기가 적출된 시신도 발견되면서 마틴 무네네 수석조사관은 “인체 장기매매가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현지에서는 과거 극단주의 전과가 있는 맥켄지가 수년간 어떻게 법망을 피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됐다.

키투레 킨디키 케냐 내무장관은 "맥켄지가 테러 및 집단학살 혐의로 재판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민주 인턴기자 mj01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