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빛나는 샛별들… ‘K클래식’의 희망 봤다 [제34회 세계일보 음악콩쿠르]

이강은 2023. 7. 18.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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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권위있는 음악영재 산실
4개 부문 초·중·고 203명 참가
국내에서 권위 있는 음악영재 산실로 자리 잡은 제34회 세계일보 음악콩쿠르에서 고등부 조은서(서울예고3·피아노), 박에스더(서울예고3·바이올린), 오송연(홈스쿨·비올라), 권세은(서울예고3·첼로)이 부문별 1등을 차지했다. 중등부에선 이수아(선화예중3·피아노), 강하임(예원학교3·바이올린), 최민재(예원학교3·비올라), 이재리(예원학교2·첼로)가, 초등부에선 문세온(서이초6·피아노), 박연후(마포초5·바이올린), 전채민(부곡초6·비올라), 고채원(내발산초5·첼로)이 각 부문 1등을 차지했다.

세계일보가 주최한 이번 대회는 지난 5월 10∼25일 서울 구로문화재단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열렸다. 피아노·바이올린·비올라·첼로 4개 부문에서 고등부와 중등부, 초등부로 나뉘어 경연을 치렀으며, 총 203명이 참가했다.

다음은 각 부문 1등을 제외한 수상자 명단.

■고등부

△피아노 : 2등 이수완(서울예고3), 3등 심지후(홈스쿨)

△바이올린 : 2등 이호재(서울예고3), 3등 이수빈(서울예고3)

△비올라 : 2등 김지승(서울예고3), 3등 기승현(서울예고1), 구효정(서울예고3)

△첼로 : 2등 하승빈(선화예고3)

■중등부

△피아노 : 2등 박지후(예원학교3), 3등 고준성(예원학교2)

△바이올린 : 2등 김유민(예원학교3), 3등 변지아(선화예중3)

△비올라 : 2등 박하은(선화예중3), 3등 박소율(예원학교1)

△첼로 : 2등 장이안(예원학교3), 3등 김태희(예원학교3)

■초등부

△피아노 : 2등 오은성(용이초6), 3등 이유진(신곡초6), 김완진(내동초6)

△바이올린 : 2등 김아인(왕북초6), 3등 안하연(민백초6)

△비올라 : 2등 박하윤(성신초6), 3등 김서연(방현초6)
△첼로 : 2등 정유라(원종초6), 3등 조수아(판교초6)
◆부문별 1등 수상자 소감
■피아노 고등부 조은서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되어 감사하고 기쁩니다. 무대 위에서 긴장하지 않고 온전히 내 음악을 생각하고 표현하는 모습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내 음악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고, 음악에 관해서도 많이 생각할 수 있었던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손은정 선생님과 곁에서 늘 응원해 주시는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바이올린 고등부 박에스더
세계일보 음악콩쿠르에서 1위를 하게 되어 기쁩니다. 이번에 본선 경연곡으로 연주한 프로코피예프 콘체르토(협주곡) 1번은 프로코피예프의 혁신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선율에 대한 확신이 잘 드러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연주자에게 요구되는 다양한 해석과 테크닉을 확고히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앞으로 더욱 성실하게 공부해 좋은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비올라 고등부 오송연
비올라는 어깨에 올려놓기엔 큰 악기이지만 무대에서만큼은 저와 한 몸이 되어 ‘누구보다도 내 편’이란 생각이 들 때면 얼마나 든든한지 모릅니다. 예선을 통과했을 때 제 음악이 조금이라도 인정받았다는 생각에 기뻤습니다. 본선에서는 전 악장을 준비했어야 했는데, 전 악장을 무대에서 해보는 게 처음이라 엄청 두려웠지만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고난과 시련이 있었지만 그만큼 가치 있는 콩쿠르라고 생각했습니다.
■첼로 고등부 권세은
세계일보 콩쿠르에서 수상하게 되어 기쁩니다. 제가 이번 본선 곡에서 연주했던 프로코피예프 (첼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전 악장은 평소 애정하는 곡이라 더욱 특별하게 음악적으로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대곡이 가진 파워풀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연주하는 것에 주력하면서 곡의 매력적 특징을 최대한 강조했습니다. 항상 헌신해 주시는 부모님, 박노을 선생님, 안지원 반주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피아노 중등부 이수아
콩쿠르를 준비하면서 어렵고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세계일보 콩쿠르에서 1위를 하게 되어 정말 기쁘고 감사합니다. 힘들기도 했지만 음악에 대해 공부하고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부족한 저를 가르쳐 주고 격려와 응원을 해주신 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훌륭한 연주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바이올린 중등부 강하임
역사와 전통이 있는 세계일보 콩쿠르에서 큰 상을 받게 되어 기쁩니다. 이번 콩쿠르에서 연주한 생상의 바이올린 콘체르토는 아름다운 선율과 화려한 기교가 어우러진 곡으로 제가 아주 좋아하는 곡 중 하나입니다. 콩쿠르를 준비하고 무대를 경험한 시간들은 소중한 성장의 기회였습니다. 매일 어제의 나와 경쟁하면서 연습량을 쌓아가려고 합니다.
■비올라 중등부 최민재
요즘 연습이 뜻대로 되지 않고 집중도 되지 않아 힘들었습니다. 그런 저를 따끔하게 혼내주고 도움이 되는 좋은 말씀까지 애정을 갖고 지도해 주시는 선생님을 최근 만났습니다. 그 덕분에 제가 다시 비올라에 집중하고 고민하면서 연주를 하게 되었습니다. 세계일보 콩쿠르 1등은 지금의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이루기 힘들었을 겁니다.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첼로 중등부 이재리
권위 있는 세계일보 콩쿠르에서 1등이라는 큰 상을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번 콩쿠르 준비 과정과 연주가 힘들었지만 제가 너무 좋아하는 곡들을 했기 때문에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경연곡으로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 1악장을 연주했는데 연습할 때마다 항상 새롭고 생각할 것도 많아서 공부가 많이 됐습니다.
■피아노 초등부 문세온
저의 경연곡은 슈만의 알레그로 작품번호 8이었습니다. 슈만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을 하려고 고민을 많이 했던 곡이었습니다. 제가 이 곡을 치기 전에 소리가 좀 작아서 고민이었는데 세계일보 콩쿠르를 준비하면서 크고 울림 있는 소리를 낼 수 있도록 많이 훈련했습니다. 앞으로 더 아름답고 다양한 소리로 이야기할 수 있는 피아니스트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바이올린 초등부 박연후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콩쿠르를 준비하며 저의 부족한 점을 극복할 수 있었고, 곡의 완성을 위해 한 발짝 나아갈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연습할 때 중점을 두었던 점은 ‘어떻게 하면 작곡가의 느낌을 살릴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하며 연구했습니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연주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비올라 초등부 전채민
권위 있는 세계일보 콩쿠르의 초등부 경연이 첫 회인데 1등을 하게 돼 더욱 뜻깊고 기쁩니다. 제가 연주한 첼터 비올라 협주곡은 첼터의 대표적 기악작품이며, 온화하고 부드러운 흐름으로 연주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좋은 연주자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첼로 초등부 고채원

권위 있는 세계일보 콩쿠르에서 큰 상을 받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후회 없이 보여드린 모습에 너무나도 따뜻한 응원의 심사평을 해주셔서 정말 인상 깊고 감사했습니다. 새로운 곡을 공부할 때마다 스토리를 만들고 곡과 작곡가에 대해 고민하게 하셨던 선생님의 가르침이 저에게 차곡차곡 쌓여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부문별 심사평
높은 집중력·완성도 韓 클래식 저력 입증

■피아노 - 이경숙 연세대

제34회 세계일보 콩쿠르는 고등부 69명, 중등부 28명, 초등부 16명이 도전해 각각 9명, 8명, 6명의 본선 진출자를 배출했다. 최종적으로 고등부 3명, 중등부 3명, 초등부 4명의 수상자가 나왔다. 각 부문 본선 진출자 모두 매우 훌륭한 연주를 들려주었고 순위를 결정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초등부 참가자의 경우 기대 이상으로 높은 수준에 놀랐지만 한편으로 너무 과열되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앞선다. 어린 학생들이 더 높은 성장을 하려면 탄탄한 기본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이런 기본에 대한 노력보다 수상에 대한 욕심으로 무리한 수준의 곡을 선택하는 게 우선시되는 듯해 우려감이 든다. 중·고등부에서 보여준 기량은 K클래식의 저력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음악과의 아름다운 물아일체 연주 감탄

■바이올린 - 유시연 숙명여대

올해로 34회를 맞는 세계일보 음악 콩쿠르는 한국 음악계의 권위 있는 경연대회로 손꼽힌다. 초등부문의 첫 우승자는 파가니니 콘체르토를 연주한 박연후가 차지했다. 테크닉과 음악적인 면 모두 탁월함을 보인 박연후의 연주를 통해 K클래식의 우수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열 살을 갓 넘긴 어린이가 이렇게 수준 높은 음악적 해석으로 완벽히 연주하는 건 전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중등부 우승자인 강하임의 거침없는 연주는 무대 연주에 대한 두려움 없이 큰 흐름으로 음악을 이끌어가는 대범함을 볼 수 있었다. 고등부 우승자 박에스더의 프로코피예프 콘체르토 1번 연주는 곧바로 국제 콩쿠르에 출전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음악과 연주자가 한 몸이 된 물아일체의 연주를 보여주었다.
일부 참가자들 불안한 음정 아쉬움 남아

■비올라 - 김도연 성신여대

비올라부문은 총 20명이 참가했다. 고등부는 예선 심사 결과 4명이 본선에 진출해 모두 수상했고, 중등부는 본선 진출자 4명 중 3명, 초등부는 3명 모두 수상자가 됐다. 모든 참가자가 성실하게 준비하여 기량과 표현력의 수준이 높은 편이었다. 다만 몇몇 참가자의 연주에서 음정이 불안하거나 감성이 조금 부족하여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이들도 앞으로 다양한 작품을 공부하고 무대 경험이 많아지면 훌륭한 연주자로 성장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콩쿠르 연주곡이 많은 편인데도 잘 준비해 나온 모든 참가자에게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보다 다양한 테크닉 위해 유연성 길러야

■첼로 - 윤영숙 서울대

악기와 신체의 관계가 대립적 관계에서 우호적 관계로 발전하려면, 우선 경직상태에서 벗어나 유연성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이번 무대에서 이 요건을 잘 갖춘 연주자가 두 명 있었다. 이재리(중등부, 드보르자크 콘체르토 연주)와 고채원(초등부, 보케리니 Bb 콘체르토 연주)이다. 이재리는 좋은 자세에서 비롯된 탁월한 활 조절력과 찰지고 다양한 음색을 통해 곡 전체를 자연스러운 호흡으로 여유롭게 다스려 나갔다. 고채원은 아직 소리가 여렸지만, 빼어난 재능과 섬세함이 얼굴 표정과도 혼연일체 되어 곡 구석구석의 음악적 보석들을 놓치지 않고 캐내어 보여주는 보기 드문 특별함을 보여주었다. 고등부 수상자들도 실력은 좋았으나 기이하게 활 쥐는 자세나 지나치게 경직된 접근이 걸림돌로 작용해 마음껏 역량을 펼쳐내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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