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법조 카르텔’ 핵심 권영준 대법관 임명동의해준 국회
여야가 18일 국회 본회의에서 권영준 대법관 후보자 임명 동의안을 통과시켰다. 동의안은 무기명 투표 결과 재석 의원 265명 가운데 찬성 215명, 반대 35명, 기권 15명으로 가결됐다. 권 후보자가 5년간 대형 로펌 등에 법률의견서를 써주고 18억원의 대가를 받은 결정적 흠결이 있음에도 6년간 대법관을 수행할 자격을 부여한 것에 유감을 금할 수 없다.
서울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권 후보자는 2018년부터 5년간 김앤장 등 거대 로펌 7곳에 법률의견서 63건을 써주고 18억여원의 소득을 올렸다. 로펌이 진행하는 소송에 참여하면서 교수급여보다도 많은 고액보수를 매년 받아왔다. 국가공무원법을 준용한 서울대법이 금지하고 있는 영리행위임은 물론이다.
권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법률의견서를 제출하라는 국회 요구에 ‘비밀유지 의무’를 들어 단 1건만 공개하는 등 국회 검증 절차를 사실상 무시했다. 그런데도 국회 인사청문특위는 ‘부적격’ 소수의견을 붙이는 방식으로 임명동의안 심사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법조계 출신이 15%로 가장 많은 국회가 ‘동업자 봐주기’를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그는 대법관이 되면 이해충돌 방지를 위해 최근 2년간 법률의견서를 제출했던 로펌들이 대리하는 모든 사건은 회피하겠다고 했지만 말장난이나 다름없다. 그 말대로라면 대법관이 돼 다룰 수 있는 사건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필드에서 선수로 뛰던 사람이 심판이 된 격’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윤석열 대통령이 요즘 각 분야에서 이권·부패 카르텔을 타파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카르텔이 가장 강고하게 형성된 곳이 법조계라는 걸 모르는 이가 없다. 대형로펌과 장기간 특수관계를 유지해온 권 후보자는 ‘법조 카르텔’의 핵심인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권 후보자가 대법관이 된다면 대법원은 신뢰받을 수 있을까. 윤 대통령은 권 후보자의 대법관 임명을 재고해야 한다.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