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 기후변화 부인하기 어렵자 '1조그루 나무심기'안 내놔

김재영 기자 2023. 7. 1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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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기후 변화 자체를 인정하기를 꺼리던 미국 공화당이 온실가스에 의한 기후온난화 대처로 천문학적 수량의 나무 심기를 제안했다.

문제로 인정한 만큼 찌는 듯한 여름, 기후 재앙, 해양수위 상승에 대한 해결책을 내야 되는데 화석연료인 석유, 석탄 및 천연가스를 미국내애서 제한없이 생산하고 사용한다는 친기업 기조는 그대로 유지해야 되는 것이다.

또 세계 총인구의 100배가 넘는 1조 그루의 나무를 심으려면 미국 땅덩어리 만한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이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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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리=AP/뉴시스] 지난 6월 초순 미 뉴저지주 포트리에서 한 남성이 캐나다 산불로 오염된 대기 속 조지 워싱턴 다리를 바라보며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캐나다 산불로 미국 북동부 지역에 대기질 경보가 발령됐으며 관계 당국은 취약계층에 외출 자제를 권고했다. 2023.06.08.

[워싱턴=AP/뉴시스] 김재영 기자 = 지구의 기후 변화 자체를 인정하기를 꺼리던 미국 공화당이 온실가스에 의한 기후온난화 대처로 천문학적 수량의 나무 심기를 제안했다.

지난달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화석연료로 국내 에너지 생산을 크게 늘린다는 당 정책을 선전하기 위해 오하이오주 북동부의 천연가스 시추 현장을 찾았다. 마침 캐나다의 산불에서 퍼진 연기가 미국 북부를 뒤덮고 있던 때였다.

매카시 의장은 기후 변화와 산불 대책에 관한 기자 질문을 받고 기다렸다는 듯이 '1조 그루의 나무 심기'에 나설 것이라고 답했다.

간단하지만 실행하기가 결코 쉽지 않는 이 아이디어는 공화당이 기후 변화 문제를 최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를 드러내준다. 미 공화당은 이제 더 이상 지구 온난화가 '사기'라든지 존재하지 않는 현상이라고 부인하지 않는다.

문제로 인정한 만큼 찌는 듯한 여름, 기후 재앙, 해양수위 상승에 대한 해결책을 내야 되는데 화석연료인 석유, 석탄 및 천연가스를 미국내애서 제한없이 생산하고 사용한다는 친기업 기조는 그대로 유지해야 되는 것이다.

매카시 의장은 "우리 숲을 지금보다 더 잘 관리해서 우리 환경이 보다 강해지게 만들 필요가 있다"면서 "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우리 국산 가스로 대체하자 그러면 보다 청정한 세계와 함께 보다 안전한 세계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정부 역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를 유럽에 대량 수출하는 데 힘쓰고 있다. 유럽 에너지의 핵심 공급원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천연가스와 석유 수출을 중단하거나 중단 당한 상황을 활용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도 석탄, 석유 및 천연가스가 앞으로도 미국 에너지 공급의 일부가 될 것임을 확언했다.

과학자들은 화석연료 연소에서 배출되는 온실효과 가스가 지구 온도를 밀어올리고 지구 전역의 날씨 패턴을 뒤집어버리며 동물 종들을 멸종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데 거의 이견이 없다. 그러나 미국서 민주당과 환경주의자들이 주창하는 해결책 핵심인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강제안는 대부분 공화당원들에게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방안이다

여기서 1조 그루의 나무를 심자는 아이디어가 들어선 것이다. 2019년 연구를 통해 대기에서 온실효과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목적으로 나무를 심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기후 변화 대응책 중 하나임이 뚜렷해졌다. 미국의 주요 보수파 그룹들과 기후 변화를 인간이 초래했다는 주장에 수긍하지 않은 도널드 트럼프 전대통령 등도 이 아이디어를 지지했다.

그러나 나무 심기 운동에 대해 환경주의 과학자들은 화석연료의 온실가스 감축에서 눈길을 돌리려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나무의 이산화탄소 흡수 효과 연구를 했던 학자들도 나무를 심는다고 해서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하는 긴급한 상황"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또 세계 총인구의 100배가 넘는 1조 그루의 나무를 심으려면 미국 땅덩어리 만한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이 지적된다. 게다가 나무가 많아지면 온난화 속에 연료 역할을 하면서 산불을 더 많이 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나무를 심는 것에는 분명 많은 좋은 점이 있다. 그러나 만병통치약은 아니다"고 예일대의 삼림 생태학 전공 마크 애쉬턴 교수는 말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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