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차도 참사 3년, 안전지대 되려면 멀었다

정인선 기자,이다온 기자 2023. 7. 18.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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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대전에서도 지하차도 사망 사고가 발생했지만 아직까지 수해를 대비할 안전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채진 목원대 소방안전학부 교수는 "IT 기술을 기반으로 자동 차단 시설을 설치하는 게 중요하다"며 "2020년에 이미 지하차도 참사가 있었는데, (유사 사고 예방을 위한) 예산을 많이 투입하지 않은 게 아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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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대전 판암동 소정지하차도 침수 1명 사망
대전 지하차도 43개… 차단시설 설치 완료 3곳뿐
반지하·주차장 위주로 행정력 투입…하천관리는 미흡
자동차단시스템이 구축된 대전 만년지하차도. 사진=대전시 제공


3년 전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대전에서도 지하차도 사망 사고가 발생했지만 아직까지 수해를 대비할 안전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방비로 노출된 지하차도에서 올해도 예견된 인재가 발생하면서 지하침수 대비 매뉴얼을 더 촘촘하게 보강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장마철마다 피해가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것을 감안해 지하차도 진입을 자동으로 차단하는 시스템 설치·확대 방안도 거론된다.

18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역 내 운영 중인 지하차도는 총 43개로, 이 중 자동차단시스템이 설치된 곳은 관저지하차도, 만년2지하차도, 원동지하차도 등 3곳이다.

지난 2020년 행정안전부가 전국 지하차도에 대한 자동 차단시설 도입을 추진하면서 설치된 것으로, 대전에선 추가로 한밭지하차도에도 구축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지하공간 침수 사고 횟수가 잦아지는 건 물론, 피해규모도 나날이 커지는 만큼 자동 출입통제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물이 일정 이상 차오르면 기계가 바로 지하차도 진입을 차단하기 때문에 안전 우려를 낮출 수 있다는 게 골자다. 대전에 구축된 지하차도의 경우, 30㎝ 가량 물이 차면 차량 진입을 막는 차단기가 내려지고 진입 금지를 알리는 안내문이 도로 전광판에 표시된다. 14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청주 오송 지하차도엔 이런 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대전지역 설치율이 7%에 불과한 것도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채진 목원대 소방안전학부 교수는 "IT 기술을 기반으로 자동 차단 시설을 설치하는 게 중요하다"며 "2020년에 이미 지하차도 참사가 있었는데, (유사 사고 예방을 위한) 예산을 많이 투입하지 않은 게 아쉽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지하 주차장과 반지하 대책에 몰두하는 사이 치수사업 등 근본적 문제 해결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만 오면 거대한 웅덩이로 변하는 지하차도는 지형에 따라 초 단위로 수위가 순식간에 차오르기 때문에 제때 통제되지 않으면 이미 늦는 경우가 많다. 채 교수는 "반지하나 지하 주차장 사고에 대비한 물막이판 설치 등 위주로 행정력이 집중됐다"며 "호우경보가 내리면 신속하게 차도를 막을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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