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지하차도' 유류품 수색…진흙더미서 나온 운동화

정영재 기자 2023. 7. 1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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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송 지하차도 수색 작업이 끝났습니다. 사망자는 결국 14명까지 늘었습니다. 그중에서 20대 희생자가 친구들과 나눈 마지막 대화를 저희가 확보했습니다. 어쩔 줄 몰라하는 당혹스러움과 끝까지 살고 싶어 했던 절박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참사를 미리 막지도, 구조해 내지도 못한 정부를 대신해 승객들을 살려보려고 끝까지 유리창을 깨던 버스기사도 주검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렇게 참사의 순간 '생존'을 국민의 몫으로 넘겨버린 정부 부처와 기관들은, 희생자들 발인이 이어진 오늘(18일)도 서로 '네 탓'만 했습니다. 오늘 뉴스룸은 이 '네 탓'에 집중해 취재했습니다. 먼저 오늘 하루 희생자가 남긴 유류품 수거 작업이 이뤄진 오송 참사 현장부터 전하겠습니다.

정영재 기자입니다.

[기자]

지하 차도 사고 현장에서 멀리 보이는 논엔 수색 대원들이 모였습니다.

들것을 들고 질퍽한 논길을 빠져나옵니다.

이 들것에 오송 지하 차도 사고 마지막 실종자가 누웠습니다.

14번째 희생자입니다.

[비켜주세요. 비켜주세요. 나와요.]

이 실종자, 사고 당일 지하차도에 갇혔던 60대 여성 운전자로 확인됐습니다.

차에서 탈출한 뒤 급류에 휩쓸렸고 1km 거리 농경지까지 쓸려왔습니다.

어제 밤 8시, 실종자를 모두 찾으면서 인명 수색은 사실상 끝났습니다.

밤 사이 구조 차량과 중장비 소방 대원들은 차례로 철수했습니다.

오전이 되면서 진흙과 부유물을 치우는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현장감식을 진행하기에는 진흙과 오물, 유류품이 아무렇게나 뒤섞여 있습니다.

90% 넘게 배수 작업을 했지만 현장에 다시 비가 쏟아졌고 지하 차도에 다시 물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경찰은 "내일까지는 감식 진행이 어려울 걸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오전 11시 20분 과학수사팀이 들어갔습니다.

유류품 수색을 진행했고 실종자 것으로 보이는 휴대 전화 3대를 확보했습니다.

폐기물을 치우고 유류품을 챙기는 작업은 오후 3시까지 진행됐습니다.

이 작업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사고 원인 조사에 들어갑니다.

오송 지하차도 사고 현장은 이제 조용해졌습니다.

어제까지 중장비와 구급차 소방대원과 취재진이 가득했지만 이제 확연히 사람이 줄었습니다.

오늘 낮 동안 진행했던 유류품 수색도 끝났고요.

지금은 진흙을 치우기 위한 살수차와 오물을 나르는 차량만 드나들고 있습니다.

[앵커]

정영재 기자, 아직 취재진은 지하 차도 안으로는 못들어가는 것 같은데 내부 상황은 어떤지 취재가 되고 있습니까?

[기자]

오늘 저희는 지하차도 입구까지 가능한 거리까지 다가 가서 유류품 수색 작업을 지켜봤습니다.

아직 내부는 진흙과 쓰레기들이 섞여서 현장 감식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정밀한 감식 대신 유류품과 폐기물을 분류하는 작업부터 시작한 겁니다.

과학수사대원들은 삽으로 진흙을 들춰가며 수색을 이어갔습니다.

일일이 들추고 닦아가며 확인했습니다.

실종자 물품으로 보이는 운동화를 챙기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앵커]

그러면 현장 감식은 언제쯤 시작할 수 있을까요?

[기자]

터널 입구 주변까지는 이미 물을 한번 뿌려서 오물을 어느 정도 치운 상태입니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들 얘기들 들어보면요.

내부로 들어갈수록 아직 물이 다 빠지지 않았고 무릎 깊이를 넘는 구간도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진흙과 장애물도 들어갈수록 더 많이 쌓여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금으로서는 현장 감식도 불가능하고 감식반원들 안전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지금은 장비를 투입해서 곳곳 사진을 찍는 등 할 수 있는 작업들부터 하고 있습니다.

오늘 내일 최대한 물을 더 빼고 오물을 치운 뒤에야 정확한 현장 감식 시점이 나올 것 같습니다.

시간이 생각보다 더 걸릴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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