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다 와 간다"는 메시지 뒤 "살려줘 제발"…마지막이 된 '첫 휴가'
그날 이 지하차도 안에선 누구나 알아서 살아남아야 했습니다. 앞서 전해드린 대로, 간절히 살려달라고 빈 희생자가 그 순간 의지할 수 있던 건 정부 기관도 지자체도 아닌 오직 '버스 기사'뿐이었습니다. 하지만 버스 기사도, 희생자도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이은진 기자입니다.
[기자]
영정 사진 속 22살 여성은 여전히 웃고 있습니다.
운구차에 관을 싣고 친구들이 뒤따릅니다.
장례 기간 내내 눈물 참았던 친구들은 끝내 울었습니다.
올해 취업한 안 씨, 첫 여름 휴가로 친구들과 여수 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오송역에서 만나기로 했고, 747번 버스에 탔습니다.
'다 와 간다'는 메시지.
'길이 막혀 빙글 돌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11분 뒤 '오송역 앞 지하차도'라고 보내고, 2분이 지나자 '살려달라'고 반복합니다.
'저게 뭐냐'는 친구들 비명.
'괜찮냐'고 반복해서 묻지만 안 씨는 그 뒤로 말이 없습니다.
[고 안모 씨 친구 : 그게 애들이랑 마지막 연락이었어요. 애들이 연락이 계속 안 와서 연락을 해봤는데 계속해서 받지 않았고.]
안 씨는 다음 날, 결국 버스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고 안모 씨 친구 : 여수에서 비 오면은 방 안에서 놀아도 되니까. '오송역에서 만나자, 같이 가서 재밌게 놀자' 하고…]
친구들이 보낸 마지막 문자.
'너무 걱정된다. 어디야' '보면 문자 줘' '전화가 안되는거야?'
이제 안 씨는 영영 대답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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