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제재 받는 中국방장관 "미국 일부 인사 탓에 중미관계 수렁"

정성조 2023. 7. 18.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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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상푸 중국 국방부장(국방장관)이 미국 외교계의 거두인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양국 관계 안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18일 중국 국방부에 따르면 리 부장은 이날 베이징에서 키신저 전 장관을 만나 "각국의 인민은 중미 양국이 대국으로서의 책임을 어깨에 지고, 이끄는 역할을 발휘해 함께 세계의 번영과 안정을 수호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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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친구' 키신저 前국무장관 만나…"양국 軍관계 안정 희망"
리상푸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 (싱가포르=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리상푸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이 4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연단 오르기 전 자리에서 잠시 대기하고 있다. 2023.6.4 superdoo82@yna.co.kr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국방장관)이 미국 외교계의 거두인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양국 관계 안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18일 중국 국방부에 따르면 리 부장은 이날 베이징에서 키신저 전 장관을 만나 "각국의 인민은 중미 양국이 대국으로서의 책임을 어깨에 지고, 이끄는 역할을 발휘해 함께 세계의 번영과 안정을 수호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일부 인사가 중국과 마주 보지 않은 결과 중미 관계는 수교 이래 가장 (깊은) 수렁을 배회하고 있다"면서 "양국이 상호 의존하는 현실이 경시되고, 협력 호혜의 역사가 곡해되며, 우호 소통의 분위기가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리 부장은 "우리는 시종일관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하며 건설적인 중미 관계 건설에 힘을 쏟았다"며 "미국이 중국과 같은 길에서 양국 정상의 공동인식을 이행하고, 양국과 양국 군대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함께 이끌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중국이 작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미중 정상회담 이후 자주 거론하고 있는 '공동인식'엔 ▲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음 ▲ 중국 체제 변경을 추구하지 않음 ▲ 동맹 강화를 통해 반(反)중국을 추구하지 않음 ▲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음 ▲ 중국과 충돌을 일으키기를 원하지 않음 등 이른바 '5불(不)'이 포함된다.

리 부장은 "중국이 걷는 평화 발전의 길은 세계의 복(福)이지 화(禍)가 아니므로 미국은 정확한 전략적 판단을 갖고 있어야 한다"면서 "신흥국과 선진국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융합해 발전해야 세계의 미래가 더 아름다울 수 있다"고도 했다.

2018년 시진핑과 만난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키신저 전 장관은 "나의 이번 방문은 중국의 친구로서 한 것"이라며 "현재 세계는 도전과 기회가 함께 존재하고 있어, 미중 양측은 오해를 해소하고 평화적으로 공존하며 대결을 피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미중 가운데 어느 한쪽도 상대방을 적수로 삼은 대가를 감당할 수 없다"며 "미중 관계를 잘 인식·처리하려면, 특히 현재의 어려운 국면을 반전시키려면 넓은 사유와 역사철학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이 지혜를 짜내고 힘을 합쳐야 하고, 양국 군대는 의사소통을 강화해 양국 관계 발전에 긍정적인 성과가 나오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국방부 수장인 리 부장은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다. 미국은 2018년 러시아로부터 수호이(Su)-35 전투기 10대와 S-400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불법 구매했다는 이유를 들어 리 부장(당시 중앙군사위원회 장비발전부장)을 제재 명단에 포함시켰다. 그럼에도 중국은 올해 3월 이런 리 부장을 국방부장으로 임명했다.

미국의 고위 인사들이 최근 잇따라 중국을 방문하면서 외교·경제는 물론 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에서까지 양국 대화 채널이 복원되고 있지만, 미중 간 위기관리의 핵심 영역이라 할 군사 분야 소통은 아직 본격적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미중 군사 소통 재개의 관건 중 하나로 리 부장에 대한 제재 문제를 꼽는 시각도 있다. 제재 해결 전까지는 중국이 장관급 군사 소통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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